금융위원회가 11월 3일 입법예고한 보험업법 개정안의 보험사기행위 조사를 위해 관련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국민의 질병정보를 요청할 수 있게끔 허용하는 방안이 결국 무산됐다.

정부는 9일 국무회의를 열어 건보 가입자의 질병정보를 활용하는 조항을 뺀 보험사 지급결제 업무허용, 보험판매 전문회사 설립 등이 담긴 보험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그동안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건복지가족부를 비롯해 건강보험관리공단, 시민사회단체 등의 거센 반발을 받아왔다.

8일 정부종합청사 민원실 앞에서 개최된 '보험업법개정안 폐기 촉구' 기자회견 모습.

지난 4일 보건복지가족부 전재희 장관이 반대입장을 표명 했으며 5일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정형근 이사장이 불가 입장을 다시 천명했다. 또 8일에는 건강세상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가 ‘전국민 개인질병정보 보호와 보험업법개정안 폐기를 촉구한다’는 기자회견을 가진바 있다.

건보공단은 개인 질병정보를 공유토록 한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해 “금융위가 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 중 가장 민감한 정보인 진료내역 등의 자료를 단지 보험사기 조사업무를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은 가입자들의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은 물론 개인정보의 목적 외 활용금지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에서 “개인질병정보는 가족들 간에도 비밀을 유지하고 싶을 정도의 민감한 사항으로 이러한 정보를 제3의 기관으로 제공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헌법이 보호하고 있는 개인 사생활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행위”라며 “세계 어느 나라도 민간보험사의 사익추구를 위해 개인의 질병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입법사례가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통계적 활용조차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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