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신체적 노화증상을 겪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노인이 되기 이전에는 어떤 느낌이고 왜 느리게 걸으며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든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노인이 되면 어떤 신체적 변화를 겪게 되며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어떤 불편함을 느끼게 될지 보다 구체적으로 알게 된다면, 또 몸의 일부분이 고장 나 보조기구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이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는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이 모든 것들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이 마련됐다. 바로 고령친화종합체험관으로 최첨단을 달리는 질 좋은 고령친화제품군과 노인이 되어볼 수 있는 장비를 갖춘 곳이다.
지난 4일 성남시 중원구에 개관한 ‘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이 주관하며 지식경제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만들어졌다.  

직접 만져보고 느껴보는 오감 체험관
체험관은 크게 기업과 일반인 대상 두 분야로 나눠져 프로그램 돼 있다.
체험관 자체로는 성남시 중원구 지상 1층과 지하 1층에 2천 568㎡ 규모다.

지상 1층에는 생애체험관으로 청소년들이나 젊은이들이 고령자가 느끼는 신체적 어려움을 직접 체험해보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우선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몸을 둔화시키고 움직임을 어렵게 하는 묵직한 철판과 모래가 들어간 것을 몸 관절 마디·어깨·허리 등에 부착시키고 체험관 내부에 마련된 실사 공간을 체험한다.

주로 계단과 미끄럼 길, 휠체어, 의자, 식탁 등에서 앉아보고 걸어보고 팔을 들어 올려보기도 한다. 몸에 부착한 생애 체험복은 일상생활의 움직임이 너무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지하 1층에 마련된 고령친화종합체험관은 전시공간과 테마체험공간으로 꾸며졌다.

전시공간은 노인의 이동과 기거에 필요한 용품에서부터 목욕용품, 욕창 방지 용품, 이동기기에 이르기까지 기능별로 다양한 실버용품들이 전시돼있다.



버튼하나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싱크대, 편하게 앉았다가 일어날 때 의자가 함께 올라가면서 일어서기 보조기능이 있는 안락의자, 실제 변기인데 겉보기에는 안락의자 같이 꾸며진 모양새, 책장을 넘겨주는 로봇 등 현재 상용화 돼 있는 국내외 최고 수준의 제품 약 1천 5백여 개가 설치돼 고령친화 산업의 규모와 잠재력을 몸소 체험해 볼 수 있다.

특히 3차원 영상치매체험관은 관람자들이 실제 치매환자들이 느끼는 감정과 행동 양식 등을 생생한 입체 영상을 통해 실감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한편, 체험관은 자유전시가 아닌 사전예약과 시간제한, 그리고 인원 통제를 통해 안내자가 전체를 설명하는 운영방식을 택하고 있다.

원병희 종합체험관 사무국장은 그 이유로 “고령친화산업이라는 의미기 방대해 자칫 눈으로만 보고 끝나면 수박 겉핥기로만 끝날 수 있다. 전문가의 보다 깊이 있는 설명과 체험으로 구성된 프로그램 이용을 통해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전반적 이해와 배경지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안내자와 함께 체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 안내자와 체험관 전체를 경험한 김경희(53·여)씨는 “이렇게 다양한 제품군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며 “우리가 늙었을 때 혹은 부모님이 안 좋아졌을 때를 대비해 더 자세히 알고 있어야 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R&D 지원 등 고령친화산업의 거점으로 도약
성남시는 향후 체험관 구축을 위한 재정 및 행정적 지원에 주력하고, 생기원은 체험관 구축 운영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성남시를 고령친화산업 거점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기술개발, 정책지원 등을 추진하게 된다.

올해는 임대건물을 이용해 1차 개관을 하고 2010년 분당 야탑동에 연면적 7천 500㎡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 체험관을 본격적으로 개관, 운영할 계획이다.

체험관은 단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고령친화제품 체험관을 넘어서 고령친화산업개발 기업들을 지원하는 연구개발과 전문가 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가 목표다.

이미 체험관 한편에는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이 마련됐는데 이것을 시작으로 복지용구 전문상담가 등을 양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전경진 사업단장은 “일반인을 대상으로는 전반적인 고령친화제품에 대한 이해와 홍보를, 복지용구 전문 상담과정을 마련해 전문가 양성을, 기업에게는 연구지원을 할 계획”이라며 향후 체험관이 고령친화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0년 이전하게 되는 야탑동 신관에는 기업 20여개가 입점을 하고 연구 R&D를 공용할 수 있다.

전 단장은 “중소기업의 경우 단독적으로 마케팅이나 연구개발에 여러 어려운 점이 있는데 체험관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실제 성남시는 앞으로 실버산업의 허브기능으로 체험관을 기획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성남시는 서울 등 수도권 내 거주자의 접근이 용이한 교통 요지에 있고 인근 노인전문병원 및 산업진흥재단, 전자부품 연구원, 대학교 등 30여개 각종 기관 및 기업의 지역연계 인프라를 바탕으로 실버산업의 요지로 키워낼 요량”이라며 향후 체험관의 앞날을 밝혔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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