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INAS 글로벌게임’에 대한민국은 수영, 육상, 조정, 탁구 4개의 종목에 선수가 참가했다.

‘Celebrating Inclusive, Sporting Excellence’를 슬로건으로 내건 ‘2019 INAS 글로벌게임’이 8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19일 호주 브리즈번에 위치한 퀸즐랜드주 넷볼센터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는 47개국, 1000여 명의 발달장애인 선수들이 10종목에 참가하여 선의의 경쟁과 감동의 플레이를 펼쳤다. 대한민국은 수영, 육상, 조정, 탁구 4개의 종목에 21명의 선수가 참가하여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7개를 획득했다.

수영종목은 남자 혼계영 400m에서 김동현, 김민규, 김반석, 임현규, 조원상, 최태혁 선수가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혼계영 200m에서 김지원, 김동현, 최태혁, 조원상, 김민규, 임현규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에이스 조원상 선수는 자유형 50m에서 은메달을, 배영 100m, 배영 50m 접영 50m, 접영 1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혼계영 포함 총 7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정 종목은 나지은 선수가 여자 500m와 1000m에서 은메달을, 권보운 선수는 동메달을 걸었다. 또한 혼성 릴레이 4*500m 종목에서 권보운, 김기현, 나지은, 박규환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

탁구 종목은 김창기, 최재현 선수가 남자복식에서 은메달을 걸었으며, 육상종목에선 정준수 선수가 메달과 패럴림픽 출전권에 도전하였으나 아쉽게도 실패했다.

해프닝도 있었다. 수영종목의 마지막 경기였던 남자 혼계영 400m 종목에서 한국팀은 홍콩과 일본을 앞지르며 1등으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하지만 환호하던 선수들과 응원단 뒤 전광판에 나온 결과는 DQ(Disqualified), 실격이었다. 2등으로 들어왔던 홍콩 선수들은 환호했다. 한국 선수들은 당황하며 주저앉았고 코치진은 본부석으로 뛰어갔다. 흥분한 코치들에게 잠시 대기하라는 신호 후 기술임원들은 즉각 비디오 판독을 진행했고, 이례적으로 심판이 오심을 인정하고 결과를 정정, 전광판에 재공지를 하였다. 결과는 한국팀의 우승이었다. 이번 경기를 뛴 선수 중 패럴림픽 국가대표 소속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지만, 세계신기록을 5초나 앞당기며 당당히 시상대에 오르는 반전의 드라마를 보여줬다.

조정 종목에서도 이변이 일어났다. 전국장애인체전 기간과 겹친 바람에 국가대표 및 주력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았지만 선발된 4명의 선수가 단체 릴레이 4(권보운(26), 나지은(29) 인천장애인조정연맹, 김기현(19·서울장애인조정연맹), 박규환(19·경기도장애인조정연맹)5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며 파란을 일으켰다.

조정 종목 지도를 맡은 윤종성, 김정희 코치는 오로지 혼성 릴레이 종목에만 집중 하는 전략을 세우고 30일간 강화훈련을 하였다.

대회가 시작되고, 장거리 경기에서 체력을 안배하며 500m 스퍼트에 집중, 릴레이 경기를 준비하는 한국 선수들의 기록은 저조했고 경기장은 술렁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릴레이 경기가 시작된 순간 결과는 뒤집혔다. 한국팀이 당당히 1위로 들어오며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꾼 것이다.

윤종성 코치(서울시장애인조정연맹)는 “권보운 선수를 제외하고 수상 경기 경험이 전무 하였다. 심지어 노를 처음 잡는 선수도 있었다. 경험이 적고 랭킹이 낮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30일간 매일 10km씩 훈련을 했다.” 며 “선수들은 훈련 기간 동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과 집중을 하였고 결국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며 선수들을 격려하였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한국 대표단은 호주 퀸즐랜드주 한인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모든 경기장을 다니며 선수들의 한식을 알뜰살뜰 챙긴 박주희 사무총장은 “멋진 경기를 통해 감동을 준 한국 선수단에 감사하다”며 “그동안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번에 실제로 선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오히려 발달장애라는 단어 자체가 불편하게 들릴 정도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어떠한 장벽이 없음을 느꼈다.”라고 하였다.

실제로 대회 조직위원회는 중식으로 샌드위치를 제공하였는데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 선수들은 식사를 거르다시피 하여 컨디션 난조를 보이기도 하였다. 경기력에도 영향을 받자 스텝진은 한인회에 지원을 요청했고, 한인회는 매일 점심시간에 맞춰 4개 경기장에 한식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조정팀 주장인 권보운 선수는 혼성 릴레이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한식을 먹고 힘이 더 났던 것 같다.”라며 “선수들이 표현을 다 하지는 않았지만 다들 너무 좋아했다.” 며 고마움을 전했다.

선수단을 파견한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고흥길 회장은 “대회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이 현재 국내 정상급 선수들이 아니다. 하지만 3차례의 혹독한 강화훈련을 견뎌내고 자신의 한계를 이겨냄으로써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라며, “발달장애 선수들은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 기존과 180도 다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많은 선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조시훈 기자  bokji@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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