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주아동 학대 피해가 급증하고 있으며, 체류 불안전성 등을 이유로 피해 발견과 사후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보건복지위‧서울송파병)이 보건복지부에서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은 ‘이주아동 학대 판단 건수’에 의하면 지난해 이주아동 학대 신고건수는 230건, 최종 학대 판단건수는 175건으로, 2014년 신고건수가 66건, 최종 학대 판단건수가 32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만에 신고건수는 약 3.5배, 최종 학대 판단건수는 약 5.5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아동 학대 행위자 유형을 살펴보면 지난해 이주아동학대 건수 총 175건 중 부모가 80.6%인 141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교원과 교직원·아동복지시설종사자 등 대리양육자가 14.9%인 26명, 친인척이 3.4%인 6명 등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이주아동 학대 행위자의 특성은 양육태도 및 방법부족이 31.2%, 특성없음이 18.2%, 사회·경제적 스트레스 및 고립이 13.8%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인순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주 아동 학대 판단 건수가 가장 높았던 곳은 안산시아동보호전문기관과 서울영등포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각각 65건, 40건이었다. 행정안전부 ‘2017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에 따르면 경기도 안산시는 외국인주민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으며, 서울 영등포구는 전국에서 3번째로 외국인주민수가 많은 지역이다.

남인순 의원은 “아동의 생존·보호·발달·참여를 아동의 4대 권리로 명시한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이주아동에 대한 학대 판단 건수가 줄어들기는커녕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이주아동의 경우 불안정한 체류 자격으로 인해 피해 당사자와 주변에서 신고를 꺼리고 학대사실을 은폐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있는만큼, 실제 학대 피해 아동은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남인순 의원은 “지난해 학대피해 이주아동의 보호를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법무부와 보건복지부에 제도개선 권고를 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법무부가 학대피해 이주아동에게 체류자격을 부여하거나 체류기간을 연장하겠다는 수용 의사를 밝힌 만큼, 복지부 차원에서도 학대피해 이주아동의 보호를 위한 인력과 인프라 구축 등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남인순 의원은 “자국의 관활권 내 모든 아동에 대한 권리보장과 그를 위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유엔아동권리협약의 핵심”이라며, “이주아동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학대 예방과 발견, 사후 보호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통해, 학대로부터 아동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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