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최소한의 소득보장을 위해 쓰여야할 장애수당이 관리감독청의 무관심속에 생활시설에 악용되고 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연구소)가 보건복지가족부와 공동으로 전국장애인 생활시설 10개소에 대한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장애수당을 개인용도로 사용하거나 시설설비에 이용하는 등 장애수당에 대한 비리가 여전하다고 구랍 30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경북 B시설 에서는 생활인 1인당 10만원에서 40만원의 장애수당을 인출한 약 4백원의 금액으로 에어컨을 구입했다. 또한 이 시설이 ‘1인 1나무 갖기’라는 프로그램 명목으로 시설 조경에 쓰인 나무 구입비 역시 장애수당에서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장들의 비리문제로 언론에 잘 알려진 석암재단도 생활인의 장애수당으로 공기청정기를 구입한 것이 드러나 서울시가 생활인에게 환수조치 할 것을 명령 내린 바 있다.

경기도 A시설에서는 생활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시설 내의 교회 헌금 명목으로 개별 장애수당 통장에서 매월 1인당 매월 4천원에서 6천원의 금액을 인출했는데, 해당 교회에서 다시 시설로 후원금을 보내와 결국 장애수당이 시설 경비로 쓰이게 됐다.

경북 C시설은 심지어 시설 명의로 된 통장에 개별 장애수당을 모아 관리하기도 했다. 관할시청은 연구소의 문제제기에 생활인 명의의 개별통장을 개설해 다시 입금했다.

장애인 생활시설의 장애수당비리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장애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재 금전관리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시설에서 수급비나 장애수당을 대신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소 인권팀은 “조사과정에서 만난 지자체들은 장애수당을 시설운영의 보조금 정도로 치부하고 있었다”며 “시설이 어떤 이유가 됐든 장애수당을 운영비로 사용하는 것을 단속하지 않는 지자체는 공범자”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실정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과다불용을 이유로 장애(아동)수당 대상자를 대폭 축소하는 한편 이에 따라 장애수당은 약 400억을 장애아동수당은 5억 가량 삭감했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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