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미성년 여성지적장애인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허위진술을 강요한 사건과 관련해 해당 경찰서장에게 조사경찰에 대해 징계조치할 것을 권고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경기복지시민연대 등이 경찰이 여성 지적장애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변호인이나 보호자의 동석없이 허위자백을 강요했다며 같은 해 10월 진정을 제기 한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2007년 5월 수원역 부근에서 영아사체유기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A씨(당시 17세, 정신지체 2급)를 용의자로 체포ㆍ수사하고 피해자 진술을 근거로 구속했으나 사망영아와 피해자 유전자 감정결과, 모자관계가 불일치하자 무혐의로 석방한 바 있다.

인권위 조사결과 피해자는 아이를 낳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나 보호자 동석없는 1차 피의자 조사 시 혐의사실을 모두 인정했으며 피해자의 어머니가 피해자가 구체적인 진술서를 작성할 지적능력이 없다고 고지했음에도 재조사나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또한 경찰 측은 체포당시 피해자가 미성년임은 알고 있었으나, 정신지체 장애인이라는 사실은 몰랐으며 자백을 강요하거나 강압적인 부분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피해자와 같은 미성년자 및 장애인이 수사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을 경우 심리적 위축감으로 의사표현이 자유롭지 못할 뿐 아니라 수사과정에서 자신을 방어하고 사건을 진술할 수 있는 수행능력이 미흡할 수 있다”며 경찰이 조사과정 중 ‘인권보호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직무규칙)’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직무규칙은 장애인 19세미만자 여성, 노약자, 외국인, 기타 신체ㆍ경제ㆍ정신ㆍ문화적 차별 등으로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자를 사회적 약자로 구분하고 이들에 대한 직무수행 중 필요조치를 명시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 수사와 관련한 직무규칙 제74조는 경찰관은 사전에 본인 또는 전문기관으로부터 장애유무 등을 미리확인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언어ㆍ정신장애인의 경우 의사소통이 가능한 보조인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권위는 이 같은 행위가 헌법 제12조에 규정된 피의자에 대한 권리보호를 소홀히 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해 해당경찰서장에게 담당경찰관의 징계조치를 권고했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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