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광 현(서울신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시행된 지 얼마 안 된 장기요양보험제도가 많은 진통을 겪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도덕적 해이야 여러 가지 많은 말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또 이러한 이야기는 앞으로 계속적으로 세상에 많이 회자될 것이므로 금번에는 생략하고, 요양보험에서의 본인 부담에 대한 것을 근본적으로 생각해보자. 요양보험에서의 시설 이용이나 재가 이용에 있어서 20%, 15%로 본인 부담을 의무화하고 있다. 문제는 보험에서의 비용부담 의무의 강요가 노인들의 능력을 뛰어 넘는 부담을 강요해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서비스의 제한이나 억제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익에 따른 부담의 근거로 국가는 비용 부담 의식으로의 전환, 보험 재정 부담 완화, 서비스의 과잉 이용 억제 효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노인과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노인 사이에서 부담의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으로 세상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비용 부담의 의식과 이용자와 비이용자 간의 불평등을 완화한다고 전제는 요양보험제도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피보험자와 서비스를 받지 않는 피보험자와의 부담의 불평등이 있을 것이라고 하는 논리로 성립되지 않는다. 보험제도 자체가 서비스 수급자와 비수급자의 수익의 격차는 당연히 존재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보험료를 지불하여 서비스 수급 권리를 획득한 피보험자에게 비용 부담 의식을 갖게 한다고 하는 필연성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요양보험 이용 시 비용 부담을 갖게 함으로서 과잉 이용을 방지한다고 하는 논리는 우리보다 8년 앞서 노인요양보험(개호보험)을 시행한 일본의 사례를 보면 사실 실증이 안 된다.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노인과 이용하지 않은 노인과의 비용 부담의 불평등을 완화한다고 하는 것은 재정적인 이유이다. 즉 요양보험재정의 안정에 의거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아울러 일정한 이용자 비용부담 정책은 서비스 이용을 억제하는 것인데 이는 저소득 노인들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내게 하는 구조적인 특징을 야기 시킨다.

이는 어느 면에서는 평등을 위반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서비스의 이용억제가 저소득자(가정)의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 생활”을 파괴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논리라고 할 수 없다.

요양보험 이용 시의 일정한 비용 부담이 경제적 의식을 증진한다고 하는 논리는 보호를 필요로 하게 된 피보험자와 건강관리에 성공한 피보험자와의 사이에의 불평등을 시정하기 위해 제재적으로 자기부담을 갖게 함으로서 자기책임론 의식하게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논리는 우리나라 헌법에 보장된 국가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도 귀결된다. 더욱이 계약 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정량의 본인 부담금 도입은 서비스 이용자가 경제적인 이유로 사회적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요양보험제도의 도입으로 ‘복지도 비즈니스’라고 하는 의식에 확대되고 있는 시대적 상황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서비스 이용료를 지불하지 못할 경우 서비스 제공 기관은 계약이라고 하는 조건에 의하여 당사자에게 여러 가지 불리한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앞에서 언급한 “건강하고 최저생활의 보장”이라고 하는 우리나라 헌법에서 보장한 권리를 초월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사회복지 역사에서 자선사업과 사회복지와의 차이를 설명할 때는 복지는 권리라고 하는 것으로 이를 구분하고 가르치고 있다. 그러면 사회복지에서의 권리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상실”하지 않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사람이 의료나 복지 등에 대한 필요가 발생하였을 때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인 것이다. 초 고령화, 초저출산화가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인 상황에서 사회복지가 자기책임의 논리로 전개될 경우 산업화, 도시화, 핵가족화 사회에서의 인간의 삶은 피폐해 갈 것이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요양보험제도를 신자유주의 모델 속에서 혼란하고 혼돈된 작금의 사회복지의 상항에서 다시 한 번 국민의 생존권의 이념이라고 하는 지극히 원론적인 근거에 의하여 재검토하고 재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생존권 보장은 사회복지 서비스에 있어서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생활의 보장은 물론 사회적인 배제가 없게 해 사회적 시민권이 손상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윤미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