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용구 급여는 휠체어, 전동침대 등 노인들에게 필요한 각종 용구를 구입·대여 시 15% 본인부담금을 내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서 1인당 연간 한도액 범위 내에서 이용 가능하다.

특히 올해는 재가서비스 확대를 위해 복지용구 연 한도액도 1인당 연간 15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인상됐다. 기초생활수급자일 경우 본인부담금이 없다.

집에서 환자를 케어 하는 경우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환자에 맞는 적당한 복지용구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외려 독이 될 수 있다.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요양등급 2등급 판정을 받은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김현애(45·여)씨는 집 근처 복지용구사업소에서 욕창방지 에어매트를 구입했지만 며칠 써보고는 맞지 않아 반납했다. 김 씨는 “기존에 썼던 것과는 다르다. 체위 변경을 할 때마다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고, 엄마도 불편해 하는 것 같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남편을 집에서 요양하는 신정희(60·용인)씨는 보험이 적용되는 복지용구의 질이 불만이다. 그가 전에 쓰던 질 좋은 침대와 달리, 보험을 통해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침대는 사용이 너무 불편하다는 것이다. 그는 “싼 값이 비지떡이다. 이 침대는 쓰기에 불편하다. 이왕 보험 혜택 받는 것이라면 질 좋은 용품이 들어오길 기대했으나 그렇지 않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양영애 인제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교수는 복지용구 사용에 있어서 전문가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복지용구의 경우 몸에 맞는 올바른 사용방법이 돼야 적절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데 이는 일반인과 환자는 대부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엄기욱 군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제도는 전문가 제도가 처음부터 만들어지지 않아 상업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노인 등급자가 하나의 수단이 돼서 그들의 연간 사용한도를 어떻게든 타먹기 위한 불법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이미 우리보다 8년 앞선 2000년에 요양보험을 시작한 일본의 경우 복지용구를 판매하는 사업장에는 반드시 복지용구 자격증을 갖춘 전문 상담원이 2명이상 배치돼야 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무엇이 어떻게 필요한지 설명해 줄 전문가 부재에 따른 이용자 불편사항과 복지용구 사업소가 자칫 돈벌이로 전락해버릴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건강보험공단은 불법·부당사례로 보험금을 타간 복지용구 사업소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은 이런 흐름을 토대로 복지용구 전문가 자격과정을 도입하려고 준비 중이다. 원병희 체험관 소장은 빠르면 오는 6월부터 시범과정이 시행될 것이라며 전문가는 꼭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원 소장은 복지용구가 가전제품처럼 단순히 판매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상담을 통해 신체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합한 제품을 골라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용구사업소들은 전문가가 없어도 된다는 입장이다.

조현재 복지용구사업소장(구로구·남)은 “복지용구도 하나의 상품인데 전문가의 설명을 듣지 않아도 문제없지 않느냐”며 전문가 과정이 개설된다 해도 강제성이 없다면 들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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