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성 전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복직소송 중인 안태성 전 청강문화산업대 교수가 학교 측을 상대로 1억원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진행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소장 신용호)의 지원으로 진행하는 이번 소송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이후 첫 공익소송이다.

안 교수는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처음 차별을 제기할 당시만 해도 내가 교수라는 이유로 아무도 차별사실을 믿지 않을 거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사회 여러 계층의 장애인들이 시설에서나 권력 앞에서 차별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을 담당하는 오인숙 변호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법률위원)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진정 과정에서 인정된 직ㆍ간접 차별을 예로 들며 “청각장애라는 이유로 불합리하게 안교수를 차별하고 해로고 인한 정신적 고통과 급여에 손해를 입혔다”며 “학교법인 청강학원과 학장에게 일신손해와 위자료 등으로 1억원을 청구하는 공익소송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 변호사는 “학교가 안 교수에게 행한 차별행위는 고의성, 차별의 지속성, 반복성 등을 띠어 장차법 49조에서 규정한 악의적 차별행위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소장 접수를 진행하기로 하고 현재 3심이 진행 중인 안 교수의 해임무효 행정소송의 판결에 따라 재산상 손해배상에 대한 액수도 추가로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안 교수는 이번 민사소송 외에도 지난해 12월 청각대학 측이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한 언론사와 장애인단체에 보낸 공개질의서에 안 교수의 건강진단서 등을 첨부한 것과 관련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형사고소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소송은 장차법 시행이후 첫 공익 소송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청강대, 명예훼손으로 응수… 대법원 판결 주목
1999년 애니메이션과 전임강사 대우로 임용된 안 교수는 같은 해 조교수로 승진, 2001년 2월 신설된 만화창작과 초대 학과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5년 업적평가 점수 미달을 이유로 계약기간 2년의 강의전담교원으로 강등됐다.

이후 안 교수는 2007년 재계약 5일을 앞두고 학교 측이 제시한 타 교수와의 ‘인화’를 조건으로 한 1년 기간의 이면계약을 거부하다 해임 당했고 이와 관련해 교육인적자원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했으나 각하되자 같은 해 7월 위원회와 학교법인을 상대로 행정 소송 등 복직투쟁을 시작했다.

차별이 노골화된 2003년 이후 해임을 감지하고 증거를 남기기 위해 녹취를 시작했다는 안교수는 해임된 2007년 7월 국가인권위에 ‘불리한 계약 강요’를 요지로 진정을 제기했고 안 교수의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인권위는 청각장애를 이유로 한 학교 측의 고용차별 등을 인정해 청강대 학장과 보직교수들에게 장애인차별관련 특별 인권교육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안 교수가 해임된 2007년 이후 학교 앞 1인시위 등 복직투쟁을 이어가자 학교 측은 지난해 10월 안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한데 이어 언론사와 장애인단체 등에 학교 측의 입장을 발표하며 공개질의서를 보내 이에 맞섰다.

청강대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그 결정문 내용을 볼 때 상황에 대한 이해와 판단이 심히 편파적이고 공정하지 않음에 실망과 분노마저 느낀다”며 “대학 자체의 명예와 청강대학 150여 교직원의 인권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고 인권위 결정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또한 청강대는 안 교수의 청각장애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으나 안 교수가 장애로 인해 강의 시 불편함 해소를 위한 편의시설 제공을 요청한 적이 없는 등 장애유무를 정확히 알 수 없었으며 따라서 청각장애를 이유로 한 계약상의 불이익 등 차별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안 교수가 대학 측 등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해직처분무효청구각하결정취소)은 1심에서 행정법원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각하 처분 취소판결을 내려 원고승소 한 뒤 학교 측의 항소로 이어진 2심에서도 승소했으나 대학 측이 또다시 상고해 현재 대법원 판결만을 앞두고 있다. 

안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법원이 강력한 잣대로 판단해 향후 장차법 관련 소송에서 좋은 선례로 남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소송의 중요도를 역설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측은 “1,2심 승소로 대법원 판결에도 긍정적 기대를 한다”면서도 “사안의 중대성 때문인지 지연되고 있는 판결에 따라 승소 범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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