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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무이 협의회장 ‘대리투표’, '당선 무효론' 제기유례를 찾을 수 없는 대리권 허용 ‘후진적·비민주적’ 선거제도 개선 목소리
박찬균 | 승인 2019.12.30 12:39

21세기를 살고 있는 이 시대에 19세기에나 있을 법한 전근대적 선거제도가 운영되는 단체가 있다. 대한민국의 복지제도를 수행하는 대표기관으로 자임하고 있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이하 협의회) 회장 선거 이야기다.

지난 11월 28일 치러진 33대 회장 선거에서는 투표자의 절반 정도가 대리투표를 하는, 과거 독재국가에서나 있었던 일이 벌어졌다, 이러한 해괴한 선거는 이번뿐만 아니라 이전 선거에도 계속 이루어졌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대리투표는 대한민국 공직이나 민간 어느 선거에서도 존재하지 않는 협의회만의 독특한 선거제도다.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는 것은 단체회원뿐만 아니라 개인회원 마저 대리권을 줌으로 해서 매표행위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125명의 투표자 중 56명 정도가 대리투표를 함으로써 절반 가까운 사람이 대리로 투표를 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졌다.

협의회장 선거의 심각성은 민주주의 선거의 기본원칙인 ‘보통선거’ 즉, 1인 1표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다. 협의회장 선거는 한 사람이 최대 세 번의 투표를 할 수 있는 황제 시대에나 가능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협의회의 회원은 162명으로 단체회원 98개 단체와 개인회원 64명으로 구성돼 있다. 협의회 선거규정에 따르면 단체회원의 장은 단체의 임직원에게 선거권을 위임 할 수 있고, 개인회원도 다른 개인회원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단체의 회원이면서 협의회의 개인회원인 경우 단체장으로부터 위임받고 다른 개인에게서도 위임 받으면 본인의 투표까지 세 번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매표의 비리가 저질러질 가능성이 있다.

1표 차이로도 당락이 바뀌는 상황에서 한 사람이 3표를 행사 할 경우 최대 6표의 차이가 나는 상황이 충분히 가능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125명의 투표자중 절반에 가까이가 대리 투표를 한 상황이라면 18명만 투표에 참가해 56명의 몫을 행사했다는 산술적인 추론도 가능하다.

선거 때마다 이러한 심각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회장을 거쳐 간 사람 누구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신들에게 절대 유리했기 때문이다. 최근 까지 회장을 거쳐 간 사람들 대부분이 복지부 장관을 마치고 자리보전용으로 협의회장을 수행하다 보니 굳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제도를 바꿀 생각이 아예 없고 관료 출신 회원들도 민간이 협의회를 이끄는 것에 대해 탐탁지 않게 생각하다보니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도 모순으로 가득한 현 선거제도를 바꾸려 들지 않고 있다.

이제 시대에 뒤떨어진 협의회 선거제도의 개혁방향은 나왔다. 이제라도 선거 제도를 개혁해야하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 민주적 원칙 훼손과 불공정의 대표적인 것은 물론, 회원들의 뜻이 왜곡돼 나타나고 있는 선거제도를 시급히 바꾸어야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당선 무효’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새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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