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원을 찾아 물어물어 찾아간 개봉동의 반 지하 주택. 이른 아침부터 찾아간 기자를 부부는 싫은 내색 없이 맞아주었다. 언뜻 보기엔 보통의 집과 차이를 느끼지 못하지만 곳곳에 지체장애를 가진 부부를 위해 개조된 부분이 눈에 띤다.

부부는 작년 같은 동네에서 저렴한 꼭대기 집에서 지금의 집으로 이사했는데 이는 아내 김씨가 급한 경사로에서 스쿠터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이집을 찾아올 때 좁은 골목과 숨 가쁜 경사로에서 숨이 턱에 차올랐던 터였다.

주머니 사정에 맞춰 이사를 감행(?)한 김씨 부부지만, 김씨 부부와 같은 장애인들의 이사는 집을 구하는데서 끝나지 않는다. 비장애인은 무심결에 지나치는 수많은 턱과 계단이 그들 앞에 놓여있다. 김씨 부부도 이사 후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의 주택 개조서비스를 받아 스쿠터가 진입할 수 있는 경사로 설치나 화장실 이용을 위한 계단 하나를 설치했다.

독립연대는 작년부터 중증장애인의 대부분이 언어장애와 보행이 불편해 집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다는 데서 착안해 중증장애인의 집 찾기 대행서비스인 이른바 ‘IL 복덩방’ 사업을 하고 있다.

IL 복덕방은 장애인의 접근성과 개조 여부를 따져보고 주택개조까지 해주는데 작년 한해 이곳을 통해 22가구가 집을 찾아 이사했다. 이 사업의 한 실무자는 “시행초기 장애인들 데리고 중간에서 복비나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도 많이 받았다고 소회했다.

실무자들은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고 턱이 낮은 적당한 물건을 찾은 후에는 집주인 설득에 들어가야 한다. 계약자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약금까지 내주며 내치는 현실에서 개조공사를 하겠다고 설득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은 부동산 정보 포털사이트와 협약을 맺어 이들의 방구하기를 돕지만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실무자들은 한결같이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정보가 공유되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 정부는 개발제한구역까지 완화해 임대주택을 세우겠다고 하지만 현실에서 장애인의 피부에 와 닿는 주거정책은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부디 중증장애인 전문 부동산업이 성업해 많은 장애인들을 주변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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