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정확한 신분 확인없이 진술에만 근거해 구속 또는 강제퇴거 명령한 것은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해 11월 진정인 K(남, 60)씨가 자신의 여권과 비자가 위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신체를 구속하고 강제퇴거를 실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인권위에 진정한 데 따른 것이다.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소재의 한 근무지에서 일하는 K씨는 지난해 11월 인적사항을 횡설수설한다는 이유로 출입국관리공무원에게 단속돼 보호조치와 강제퇴거명령을 받았다.

인권위 조사과정에서 서울 출입국 관리사무소는 진정인이 생년월일을 위조해 중국여권과 신분증을 만들었다고 추정, 입국사증은 원천적으로 유효한 사증이 아니며 진정인도 진술서를 통해 이를 인정했기에 강제퇴거 조치는 합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결과 진정인의 여권과 중국 거민호구부 등에 기재된 모든 생년월일이 일치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에 인권위는 수갑을 찬 상태에서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진정인의 진술에만 기초해 강제퇴거명령 조치한 것은 헌법 제10조 및 제12조가 보장하고 있는 진정인의 행복추구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해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장에게 진정인에 대한 보호해제 및 강제퇴거 집행정지를 권고했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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