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법(요보법)이 새해를 맞았다. 올해 초 요보법에 대한 정부의 방침은 ‘불법부당 관리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후죽순으로 생긴 1천여 개에 이르는 요양보호사 학원에서 수강한 ‘불법’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수두룩이요, 인프라 부족으로 신고만 하면 허가돼 6개월 만에 6천여 개가 넘게 생긴 재가요양기관에서 빚어지는 여러 ‘백태’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1월 13일 복지부가 발표한 지난 5개월 간 노인요양기관의 불법·편법 행위는 모두 921건이나 됐다. 재가기관별 과다경쟁은 대상자 노인 빼가기, 선물로 계약 연장하기, 요양보호사의 알선행위 등을 낳았다. 또 요양보호사가 방문요양을 하러 가서 정해진 시간을 채우지 않고 센터에 보고하는 등의 불법 부당 사례도 만연했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 15일부터 방문요양 일정등록 이라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재가요양기관 담당자에게 매일 요양보호사의 서비스 제공 시간을 등록하라는 ‘지침’을 내린바 있다. 이른바 실시간 감시라는 명목 하에 내보낸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는 2주도 채 못가서 매일에서 일주일 전에 미리 시간등록이 가능하게끔 변경됐다.
취재차 만난 재가센터의 사회복지사는 운영비를 아끼려고 한명이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과 동떨어진 지침을 내리는 정부 때문에 피곤하다고 토로했다.

본래 재가센터에서 사회복지사가 하는 일은 대상자의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사례관리 및 욕구 파악, 요양보호사에게 케어방법 등을 조언해주는 역할이나, 대부분 재가센터의 사회복지사는 운영관리를 도맡아하고 있어 이 같은 임무를 전담으로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미 실시간 감시라는 효력이 발휘되지 않는 제도를 고집하는 정부는 사후관리에 초점을 맞추니까 괜찮다는 입장이다. 기록된 시간을 보고 ‘전화’로 대상자에게 서비스를 잘 받고 있는지 ‘모니터링’ 하겠다는 것이다.

보호자가 없는 노인일 경우 전화해서 물어보기엔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정부 관계자는 재가서비스를 주로 받는 3등급 환자의 경우 전화를 받고 말하는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방문요양서비스는 3등급뿐만 아니라, 1·2등급 도 원한다면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이기에 전화 모니터링으로는 또 다른 한계점을 드러 낼 것이다.

과연 정부의 기관들은 현장을 알면서 정책을 만드는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그는 치매나 각종 노인성 질병으로 겉으론 멀쩡해도 정상적인 사고와 행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재가 이용자들을 보지 못한 게 아닐까. 제대로 된 관리감독은 탁상 행정이 아닌 현장을 제어할 수 있는 효율적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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