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추련은 지난 13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의 인권위 축소방침을 규탄했다. <사진/장추련)

행안부는 지난 11일 현재 208명인 인권위 인력을 1/3 수준인 143명으로 줄이고 부산, 대구, 광주 3개 지역사무소를 폐쇄하는 내용의 조직축소 방침을 인권위 측에 유선통보했다.

장차법 시행 위기…인권위 독립성 훼손 우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와 전국 41개 인권단체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연석회의) 등은 지난 13일 오후 1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를 규탄하고 나섰다.

장추련은 기자회견에서 “2008년 진정 건수의 530여건의 40%만 해결되고 나머지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이동과 정보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인권위원회의 지역 사무소를 폐쇄하려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라며 비판했다.

장애단체들은 장차법 시행에 따른 인권위 행정인력 충원을 지속적으로 요구 해 왔으며, 지난해 정부와 장차법 행정 인력 20명 증원 절충안까지 도출했으나 현 정부 출범 후 결국 실행되지 못했다.

장추련에 이어 기자회견을 연 인권단체연석회의는 “계속되는 경제위기와 국가공권력의 강화 등으로 인한 인권침해와 인권유린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요즈음 국민의 인권보호와 증진이 더욱 절실한 때”라며 “지역사무소 폐쇄는 인권침해사안과 고충을 해결하거나 호소 할 수 있는 곳에 접근이 어려운 지역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연석회의는 또 “법무부와 국방부 등 타 조직의 경우 최소 0.02%에서 최대 2% 감축한 것으로 알려져 형평성에 어긋남은 물론이고 다른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이번 방침은 국가인권위의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행위며 인권위 무력화를 위한 정치적인 의도가 담긴 행위”라고 규탄했다.

행안부, 효율화 방침에 따름…안 위원장, 거부 의사 밝혀
기자회견 후 장추련과 가진 면담에서 행안부 측은 정부의 기관 축소와 효율화 방안에 따른 결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역사무소 폐쇄에 대해서는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비해 조직이 방대하고 지역사무소 업무는 우편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조직축소 언론보도 이후 이렇다 할 공식입장을 표하지 않고 있다. 인권위 한 관계자는 “행정인력 감소 정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사안은 인권위 독립성과 관련된 문제”라며 “인권기관에 관한 이해가 부족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행안부와 실무선에서 계속 협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인권위 안경환 위원장은 지난 14일 YTN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권위는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독립기관” 이라며 행안부의 지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했다.

안 위원장은 또 다른 중복되는 다른 정부기관과의 업무 분석이 필요하며 업무 조정 문제는 여러 공론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피력했다.

장추련 측은 이날 면담에서 행안부 측에 행정안전부 장관 내정자와의 면담요청서를 제출하는 한편 관련단체들과 대책 논의를 해나갈 방침이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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