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소득이 하위 20%인 가정에 사는 전 세계 여자아이 10명 중 3명은 학교 교육을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 '배움의 위기 대응하기'(Addressing the learning crisis)를 살펴보면, 전 세계 가구 소득 하위 20% 가정에 사는 여성 아동·청소년(10∼19세)의 30%는 학교에 다닌 적이 한 번도 없었다.

14%는 초등학교에 다니다 중퇴한 것으로 나타나 여성·아동 청소년의 절반 가까운 44%가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하위 20% 가정에 사는 남자 아동·청소년 중 학교에 다닌 적이 없는 비율은 20%, 초등학교 중퇴는 14%였다.

분쟁 등 긴급상황으로 난민이 된 아이들의 교육 여건은 더 심각했다. 분쟁지역에 사는 아동·청소년 1억2천800만명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고, 난민 아동·청소년의 절반만 초등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저소득층 아이들이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재정을 통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유니세프가 국가 소득수준을 저소득·중간소득·고소득으로 나눠 42개국의 교육재정 사용을 조사한 결과 소득 상위 20% 가정에 사는 아동·청소년에게는 재정의 26%가 사용됐으나 하위 20% 가정 아이들에게는 16%만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저소득국가는 소득 상위 20% 가정 아동·청소년에게 교육재정의 38%가 사용된 반면 하위 20% 가정 아이들에게는 교육 재정의 10%만 돌아가 상대적으로 교육 기회가 많은 계층에 오히려 교육재정이 더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는 "교육에서 소외되는 아이에게는 가난이 세습되기 더 쉽다"며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이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각국 정부가 지금보다 교육재정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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