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계에 오랫동안 존재해온 통합의 필요성이 정부의 일방적 주동에 의해 추진되기보다는 만간과 정부, 국회까지 모여 충분한 시간과 숙의과정을 통해 답을 찾아나가는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지난 18일 강명순 의원이 주최한 ‘아동·청소년통합법(안)의 대안적 모색’ 토론회에서 이태수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통합법안의 기본 철학과 법체계의 관점에서'라는 주제발제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아동, 청소년의 통합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지금 처럼 복지부 취사 선택으로 만든 법은 문제가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천천히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발제문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정책의 통합을 논함에 있어 통합의 범주와 수준의 문제가 매우 관건이 되고 있다. 그러나 통합의 개념안에는 다양한 수준과 유형이 있으며 또한 이러한 통합의 개념이 적용될 수 있는 영역도 좀 더 신중하게 고려 돼야 한다.

이 교수는 아동과 청소년 정책을 통합적으로 다룸에 있어 핵심이 되는 첨예한 이견노정이 있는 영역을 △연령상의 구분과 명칭 문제 △전문인력 △전달체계 등으로 꼽았다.

특히 연령은 현행법령과 정책상 매우 다양하게 정리돼 있다. 그 중 9세~18세까지는 아동이면서 청소년으로 정의 될 수 있다는 사실이며 결국 이 연령대가 가장 큰 관건이다.

이 교수는 “복지부가 발의한 법안에 따르면 기본법에서는 아동·청소년을 25세 미만, 복지법에서는 원칙적으로 19세 미만이나 아동복지의 경우는 18세 미만, 청소년 복지의 경우 9~24세, 활동법에서는 25세 미만으로 정하고 있어 연령상의 중복현상을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연령대별로 어떻게 구분하며, 명칭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차제에 통일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인력의 경우 아동과 청소년관련 법규상 전담공무원으로서 아동복지지도원과 청소년육성전담공무원, 그리고 민간전문자격자로서 청소년지도사와 청소년상담사, 그리고 지역사회내에서 활동하는 민간위원으로서 아동위원과 청소년지도위원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정부가 발의한 법안에는 소극적인 현상유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달체계는 시·군·구 라인을 제외하면 특별한 것이 없다. 이 교수는 “복지부의 이러한 구상은 매우 도식적이며, 불필요한 옥상옥 구조가 아닐 수 없다. 첫째 활동과 복지로 이원화 되었으며, 둘째 중앙·시도·시군구의 도식적 체계로 구분하고 있고, 셋째 복지전달체계를 기존의 상담원 중심으로 구성함으로써 상담의 기능은 축소되고 복지의 전문성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문제점에 대한 제안으로 첫째 아동·청소년기본법에서 복지요소 제거하여 복지부문은 사회복지사업법과 아동·청소년복지법체계로만 구성하는 방안, 둘째 청소년활동관련 부분을 사회복지사업법체계 안으로 수용해 아동·청소년활동진흥법으로 처리하는 방안, 셋째 아동·청소년기본법을 ‘아동·청소년권리에 관한 법(가칭)’ 정도로 원칙적인 내용만으로 구성해 복지법, 활동법, 보호법의 내용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 넷째 굳이 아동·청소년관련 법안을 기본법과 하위법체계로 하지 않고, 하나의 법안 즉 ‘아동·청소년(가칭)으로 하고 모든 내용들을 장·절의 체계 속에서 소화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여러 대안들 중에서 법률 체계상의 모호함이나 상충지점을 피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방안이 오히려 최선이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김두현 보건복지가족부 아동·청소년활동정책관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했다.

이태수 교수의 지적에 대해 김두현 정책관은 “연령문제는 이미 언급했듯 사회 통념상의 개념과 일치시켜야 한다는 점은 동의하나 현재 구축된 각종 정책인프라가 통념상의 연령대를 기준으로 짜여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획일적으로 통념에 일치시킬 경우 정책현장에서 혼란이 커 득보다 실이 많아 부득이 이번 통합작업에는 아동·청소년의 개념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전달체계에 관한 지적에 있어서 옥상옥이라고 지적하고 있으나, 중앙과 시·도의 종합수행기관은 복지와 활동분야로 이원화하고 시·군·구는 일원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실제 운영모형은 시·도와 시·군·구의 실정에 맞게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위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한 “전문인련에 관한 문제는 아동과 청소년의 발달단계가 다르고, 사회복지서비스가 전문화하는 추세에 맞추어 아동분야의 국가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정부도 공감하고 있으나 이는 관련 현황, 인력수요 파악, 채용·배치방안, 보수교육 등 전반적인 제도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며, 사회복지사·청소년지도사·청소년상담사와의 역할 정립방안은 사회적 논의를 거쳐 장기적으로 검토돼야 할 사항으로 이번 법 개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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