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안사용자들이 장애인보장구를 희화화한 방송은 장애인차별이라며 지난 2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집단진정했다.

이들은 진정이유로 지난해 12월 26일자 SBS 시사정보 TV프로그램 ‘있다!없다?’  ‘눈알이 렌즈인사람’ 편에서 의안사용을 혐오스럽게 표현하고 자극적인 장면을 여러차례 여과 없이 보여주어 이를 시청한 의안 사용자들에게 모욕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진정에 앞서 의안사용자 모임 ‘눈꽃사람들’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비하 방송을 규탄했다.

‘눈꽃사람들’ 회원 권영주씨는 기자회견에서 “처음에는 진정접수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외주제작물이라는 이유로 우리의 항의의견을 묵살하고 책임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장추련 조은영 활동가는 “장애인을 비하하고 차별을 조장하는 방송 행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공공성이라는 언론의 취지를 망각하고 시청률을 높이기위한 자극적 방송은 규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현미 활동가도 “교양프로그램으로 등록된 해당 방송사 프로그램이 연출부분에서도 장애를 부각해 시청자들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켰다”며 “단순한 호기심만을 유발하는 방송이 어떤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을 지 의문스럽다”고 개탄했다.

의안사용자 측에 따르면 방송이후 이들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한시련) 등을 통해 공개사과와 재발방지책 등을 요구했으나 제작진은 해당프로그램 항의 글이 쇄도한 게시판을 잠정폐쇄하고 한시련 측에 사과내용을 담은 서면을 팩스로 전달했다.

제작진은 또 사과방송에 관해서는 내부 회의를 거쳐 결정할 문제라며 지금껏 어떤 입장표명도 하지 않고 해당 방영분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외에도 의안사용자들은 ▲특정의안소 상호 노출과 그 곳에서 제작된 의안을 보여줌으로써 직ㆍ간접적인 홍보를 한 점 ▲검증되지 않은 ‘인공안구’에 대한 여과없는 설명으로 시청자 혼란 초래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법률 제32조 3항은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학교, 시설,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집단따돌림을 가하거나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장경민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