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솟대 문학상 본상에 최현숙 씨(지체장애)의 <내 손안의 묵주>가 선정됐다. 또한 특별상으로 송태옥 씨(내부장애)의 <사무사>思無邪, 신인상에 김판길 씨(시각장애)의 <흔들림>이 각각 뽑혔다. 

올해 솟대 문학상은 총 58명이 응모해 11명이 예심을 통과, 본심을 거쳐 2명을 선정한 것.

올해로 9회 째를 맞이하는 구상솟대문학상 본상의 영예를 안은 최씨는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검정고시를 통해 경기대 영문학과에 입학, 문학동아리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대학원 과정을 통해 현대시를 전공하며 시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시동인 <푸른시>활동을 꾸준히 해오며 시 <내 손안의 묵주>를 발표했다.

한편 특별상을 받은 송씨는 현재 행당중학교 교사로 2002년 <시문학>으로 등단해 2004년  시집<내 마음의 화음>을 발간했다. 신인상의 주인공 김씨는 시각장애로 2004년 안문희문학상을 받아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2005 구상 솟대 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5월 11일 63빌딩 별관 3층 글로리아 홀에서 있을 예정이다.

구상 솟대 문학상 본상 수상작

<내 손 안의 묵주>

최현숙

전쟁이 났다 한다
하늘엔 바벨탑, 바빌론의 공중정원
떠나니는 곳
꽃비처럼 터지는 공습경보 속을
달려가는 알리, 알리는 열세 살
두 볼이 통통한 이라크 소년
열화우라늄탄 쏟아지는 사막
더러는 잘리고 더러는 뒹귀눈
팔, 다리, 화상 입은
알리들이 운다
나는 울지 않는다 무력하게
TV앞에서
다만 기억할 뿐이다

진흙판에 새겨진 이 세상 맨 처음 법이
검은 연기로 타오르는 장관을
역사의 강 건너는 미제 군화를
지켜볼 뿐이다 인류가 믿었던 마지막
질서마저 짓밟힌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두 줄기 눈물 사이로
밤을 새운 기도는 한갓 덧없고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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