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열린 '신장장애인 부당해고 사건 행정소송 제기 기자회견'에서 해고 당사자인 50대 남성이 발언하고 있다.

장애인 단체들이 만성 신부전이라는 '신장 장애'를 이유로 시내버스 회사에서 운전기사가 해고된 사례를 노동위원회에서 부당 해고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6개 장애인단체는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상북도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신장 장애인의 부당 해고를 용인해 장애 노동자의 노동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경북 포항시 소재 A 시내버스 회사는 지난해 2월 50대 남성 B씨를 운전기사로 채용했다. B씨는 만성 신부전으로 신장 장애 2급 판정을 받고, 주 3회 정기적으로 혈액 투석을 받는 중이었다.

A사는 B씨의 장애가 '버스 업무에 적합하지 않다'며 지난해 3월 6일 채용 취소를 통보했다. B씨는 경북지방노동위에 부당 해고 구제신청을 해 그달 25일 복직했다.

하지만 A사는 지난해 5월 10일 B씨를 다시 해고했다. 이후 B씨는 경북지방노동위와 중앙노동위에 각각 부당 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지만 '장애가 버스 안전운행에 부적합하기에 채용거부는 합당하다'는 이유로 모두 기각됐다.

단체들은 "B씨는 사전에 고지되는 배차 계획에 따라 혈액 투석 일정을 조정할 수 있어 장애가 근무 및 배차 계획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며 A사와 노동위의 판단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씨는 A사에 입사하기 전에도 관광버스 기사로 근무한 적이 있고, A사에서 해고된 뒤에도 일용직 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자의 부당 해고와 권리침해 문제에 개입해야 할 경북지방노동위와 중앙노동위 모두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차별적 추정'에 기대 장애 노동자 부당해고를 승인했다"며 "법원에서 부당 해고를 인정하고 장애인의 권리를 구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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