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간에는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장애인보조금 횡령 사건으로 시끄럽다.

지난달 양천구청 공무원의 장애인 수당 26억4400만원 횡령에 이어 지난 9일에는 용산구청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3년 6개월에 걸쳐 1억1773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서울시 감사에서 드러났다.

일반 회사도 아닌 국민의 세금으로 녹을 받아먹는 공무원들이, 그것도 약자인 장애인들을 위한 보조금을 횡령했다는 사실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비리를 일으킨 자치단체에서는 이를 알고도 ‘쉬쉬’하며 덮으려 했다는 것에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서울시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용산구청 횡령 당사자에 대해 구청측은 즉각적인 징계는 커녕 오히려 같은 업무를 계속 맡겼다.

고양이에 생선을 맡긴 꼴이다. 여기에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이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은 “2주만에 뚝딱 해치운 서울시 자치구 특별감사, 수박 겉핥기식으로 용산구청 건을 건진 것이 용하다”고 비꼬았다.

문제는 정부의 그 이후의 행동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용산구청 공무원의 횡령사실이 드러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10일 ‘사회안전망 관련 예산누수 방지 대책’을 16개 시.도 감사관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몇몇 장애인 복지관련 신문사에서는 감사관 회의에 기자가 참석해 취재가 가능한지의 여부를 문의했고, 권익위에서는 가능하다는 답변을 했다.

그러나 막상 회의장에 들어서자 문 바로 앞에 권익위 관계자들이 지키며 기자들의 출입을 막았다. 기자들은 항의했고 관계자는 권익위 대변인과 동행하면 취재를 허락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대변인실에 내려왔으나 이 또한 말이 달랐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기록(취재)은 절대 안되고 사진만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은 “분명 취재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이래도 되냐”고 따졌다.

결국 취재는 허락이 되지 않았다.

회의 결과에 대해서도 브리핑 할 내용이면 발표를 하겠다고만 밝혔다. 자신들에 불리한 내용이면 발표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달랑 사진 하나 박아놓고 정부에서는 안전망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홍보하고 싶은 것일까? 국민들은 공무원들의 그 잘난(?) 얼굴이 아니라 어떤 내용이 오고 갔냐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싶은 것일까? 이미 보도자료와 언론을 통해 공무원들의 횡령사건은 밝혀졌다.

권익위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듯이 이번 회의는 앞으로 이런 일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굳건히 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2주만에 뚝딱 해치운 서울시 자치구 특별감사, 수박 겉핥기식으로 용산구청 건을 건진 것이 용하다”는 곽정숙 의원의 말이 머리 속을 스치는 것은 왜일까.

국민권익위원회의 직무에는 ‘공직사회 부패 예방·부패행위 규제를 통한 청렴한 공직 및 사회풍토 확립’이 포함된다.

국민들은 본래의 책무를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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