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국가인권위원회 직제개편을 통한 30%인력 축소 및 지역사무소 폐쇄 방침을 강행 할 뜻을 밝힌 가운데 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를 저기하기 위한 공동행동에 나섰다.

지난 10일 오전 11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정당과 전국 212개 인권시민단체로 이뤄진 인권위 축소 철회 공투단은 국회 정론관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의 인권위 축소방침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기자회견문에서 민주당은 “‘파리원칙’에 따라 설립된 독립적 기구인 인권위는 정부조직법상 입법, 행정, 사법 어느 부문에도 속해있지 않다. 따라서 이번 조직축소방침은 국제기준에도 어긋나며 현행 법률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장애인권계에서는 2007년 당시 행정자치부와 협의한 20명 충원도 현실적으로 부족하다고 한 상황임에도 오히려 줄이겠다는 것은 장애인의 인권 향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표명한 거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2시 부터는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전국 2백여명의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집결해 결의대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정부의 인권위 조직 축소 시도가 인권위를 무력화하고 입맛대로 바꾸고 인권의 언어를 바꾸려 하는 것이기에 더욱 좌시할 수 없다"며 "인권위 조직 축소로 사회적 약자들의 처지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4시반 을지로 향린교회로 이동해 ‘국가인권위 활동평가 및 증언대회’를 열어 인권위 지역사무소 폐쇄 철회를 역설했다.

인권위 독립성 강화 위한 대책마련 필요

전국 인권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10일 전국결의대회에 이어 인권위 당사자 증언대회를 열었다.

대구DPI 육성완 대표는 “지역사무소와 인권단체가 상황을 공유하고 상담하는 것만으로도 차별시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대구 사무소 인력 6명의 업무처리 건수만 440건에 육박한다. 지역사무소가 불필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 조직축소 철회 및 독립성 수호를 위한 법학교수 모임’ 정태욱 교수는 “인권위 축소는 비단 인권위 문제만이 아닌 헌법차원의 문제”라며 “국가인권위는 법학적으로 독립기관이기 때문에 직제 상으로 대통령령에 있다고 해서 임의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증언대회에서는 국가인권위 활동을 모니터링 한 인권단체들의 질책도 이어졌다. 새사회연대 오영경 사무국장은 “인권위 독립성을 옹호하기 위해서는 인권위의 그동안의 활동을 짚어보는 일도 필요할 것”이라며 “인권위 태생이후로 그 동안 인권위가 비민주적으로 관료화 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사무국장은 인권위가 인권기구로서 역할을 올바르게 수행하기 위한 조건으로 ▲자발적인 정보공개 ▲투명한 인사검증 시스템 도입 및 절차 마련 ▲인권위원의 인권감수성 제고 노력 등을 꼽았다.

이 외에도 오 사무국장은 “인권위가 과연 민간 인권시민단체를 제대로 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향후 3년간 인권위 주요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사회적 의견수렴은 단 한 차례도 없었고 국가 권력 감시와 인권교육 부문을 제외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권시민단체의 반발을 의식한 듯 이날 이례적으로 인권단체에 면담을 요청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자리에서 행안부는 인권위 조직축소는 인권정책과는 별개며 효율성 원칙에 따른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한 발 후퇴된 방안을 다음 주께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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