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지난12일 강제철거 시 거주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준수해야할 기본원칙을 제시하고 국토해양부 등 해당기관에 관련법 정비 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주거생활을 누릴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강제철거는 원칙적으로 금지돼야 하며 불가피한 경우 최소범위 내에서 극히 예외적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거주민 퇴거 완료 후에만 강제철거가 가능하다는 원칙확립 ▲퇴거 대상자에 대한 충분한 협상기회와 적절한 보상 제공 및 예정시기에 대한 사전고지 시행 ▲공무원 또는 그 대표자의 입회 및 강제철거 상황에 대한 철저한 관리 ▲겨울철과 야간 등 부적절한 시기의 강제퇴거 금지 ▲강제철거 피해자에 대한 효과적인 구제조치 제공 등을 기본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원칙을 기준으로 인권위는 국토해양부장관에게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과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법률’ 등을 정비해 ‘행정대집행’에 의한 주택 강제집행은 자제토록 하고 강제철거 시에도 준수해야할 내용을 관련 법령에 규정하도록 권고했다.

또 행정안전부장관에게 ‘행정대집행법’에 철거 과정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폭력행위 금지 조항과 위반 시 처벌 조항을 신설할 것과 경찰청장에게는 철거업체 직원들의 폭력행위와 경비업체 직원들이 경비업무 외에 철거민에게 물리력을 행사하고 위력을 과시하는 등의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와 감시 감독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권고 배경으로 “강제철거는 거주민 자신이 원하는 주거공간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는 권리와 본인이 원할 경우에만 거주지를 이전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인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또한 강제철거는 원치 않는 전학 등 학생의 교육권과 생업종사를 어렵게 해 노동권의 침해를 유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는 1995년, 2001년 제출한 한국정부 최종보고서에 대해 강제철거 피해자 수와 철거 발생 시 구체적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것에 유감을 표명하고 주거대책 없는 철거를 중단 할 것과 임시주거시설을 제공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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