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용산사추모집회에 참가한 지적장애인을 신뢰자 동석없이 심문 등 조사를 진행하는 등 인권침해 행위가 드러나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이를 1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장애차별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지적장애 3급 장애인 임모 씨(24)가 연구소 인권팀에 진술한 바에 따르면 지난 7일 자정께 용산철거민추모집회 참가 도중 무전기 탈취 건으로 성동경찰서로 체포된 임 씨(24)는 변호사 등 조력자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9일까지 경찰조사를 받았다.

또 이 과정에서 경찰폭행 혐의를 부인하는 임 씨에게 집회 시 폭행을 당한 영등포경찰서 소속 경찰이 무전기로 임 씨의 얼굴을 찌르며 “네가 때렸잖아”라는 말을 반복했으며 임 씨의 계속되는 부인에도 경찰 조서에는 경찰폭행 내용이 담겨졌다.

다음날인 8일 임씨는 혜화경찰서로 이송됐고, 9일 임 씨의 부모가 경찰서를 찾았을 때는 이미 1, 2차 조사가 끝난 상태였다. 인권팀에 따르면 당시 담당 조사관이 임 씨의 부모에게 “임 씨가 말할 줄 아니까 그냥 조사했다”고 말했다.

인권 팀은 경찰이 임 씨에게 조력자를 동석할 수 있고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권리를 알리지 않은 것은 “법으로 명시한 형사 사법 절차에서 조력받을 권리를 박탈한 차별과 인권침해”라고 밝혔다.

현행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차법)’은 ‘사법기관은 장애인이 형사 사법 절차에서 보호자, 변호인, 통역인, 진술보조인 등의 조력을 받기를 신청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여서는 아니 되며, 조력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진술로 인하여 형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임 씨는 10일 집시법위반, 공무집행방해,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현재 서울구치소로 이감된 상태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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