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결국 국가인권위원회 조직 축소를 강행했다. 지난 30일 오후 5시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인권위 정원을 44명 감축과 3개지역사무소 1년 조건부 존치를 골자로 하는 국가인권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전부개정령안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날 안경환 위원장이 국무회의에 출석해 이번 개정령 안의 부당성을 설파했으나 상황을 뒤집진 못했다.

개정령안 의결에 따라 5본부 22팀 4소속기관(3지역사무소, 자료실)으로 이뤄진 인권위 기구는 1관(기획조정관)이 신설되고 인권정책ㆍ인권교육본부, 홍보협력팀이 ‘정책교육국’으로 침해구제ㆍ차별시정본부, 인권상담센터가 ‘조사국’으로 재편된다.

총208명의 정원(본부 184명, 인권자료실 6명, 지역사무소 18명)도 국별 2명(4명), 과별 1명(12명), 자료실(인권정책과로 이관)1명 등 총44명을 감축해 164명으로 구성된다.

인권위 축소안 국무회의 상정을 저지하기위해 총력을 다했던 인권시민단체들은 회의결과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는 같은 날 “국무회의 통과는 이명박정권 하의 인권에 대한 사망선고이다”라는 규탄 성명서를 냈다.

장추련은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우려는 물론이고 조직이 축소되면 사실상의 기능이 마비되는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이를 강행한 것은 이 땅에서 인권을 소멸시키겠다는 선언인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이 땅의 인권이 어떻게 만들어져 가는지 똑똑히 두고 보길 바란다. 인권이라는 것이 효율과 자본의 잣대로 잴 수 없는 것임을, 아무리 억압해도 잡초처럼 일어나 인권의 축소를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인권위는 30일 오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청구와 대통령령 직제령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해놓은 상태여서 인권위 축소안에 대한 헌재의 결정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인권시민단체는 향후 대국민 선전전과 문화제 등을 진행해 국민들에게 인권위 축소의 불합리성에 대해 알려나갈 예정이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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