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보육시설의 설치 주체가 민간중심의 사보육화가 심화되어 공보육화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보육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한 보육정책 방향의 재정립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표갑수 청주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이 같이 주장했다.

4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현 보육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정부와 시장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표 교수에 따르면, 2004년 12월 31일 현재 보육시설 운영주체가 정부지원시설(국공립, 법인, 법인외)이 14.3%에 불과하다.

3만6천903개 보육시설에서 93만252명의 아동이 보육을 받고 있으며, 이 중 국공립보육시설이 5.0%이고, 사회복지법인 5.7%, 법인외(학교, 종교법인 등) 3.6%, 직장 0.9%, 민간 84.7%이다.

특히 보육아동은 정부지원시설이 32.2%, 민간(개인, 가정보육) 67.4%로 나타나 민간중심의 보육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표 교수는 이 같은 통계를 바탕으로 "시설설치 주체가 민간중심의 사보육화가 심화돼 공보육화가 약화 된다"며 "이렇게 되면 불평등이 심한 우리 사회구조 속에서 빈민·저소득층의 자녀 보육이 더욱 어렵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보육시설이 도시지역에 편중돼 있으며 특히 시도 및 시·군·구간에도 보육시설이 불균형으로 배치되어 있다"며 "보육실태 및 수요자의 보육욕구에 대한 정확한 파악없이 추진됨에 따라 지역수요에 적절하지 않게 보육시설이 설치되고, 그 결과 시설간 과다경쟁, 보육료 덤핑 등이 보육시설의 질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표 교수는 "우리나라 영유아보육사업은 그 주체, 대상, 방법, 및 재원에 있어서 아직은 치료적이고 사보육적 성격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공보육의 실현이 요구된다"며 현실적 공보육 수준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보육시설의 국·공립화 또는 민간보육시설의 법인화 모색 △종사자와 보육시설 운영에 대한 재정적 지원 강화 △아동의 양육 받을 권리에 대한 국가 책임을 수용하는 보편주의 보육이념 채택 △보육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한 보육환경개선, 평가인증제 도입, 종사자 전문성 향상 △아동수당제도 도입과 가족수당제도 확대 및 육아 휴직제도의 실효성 증대로 저출산 예방 등을 제시했다.

현진권 아주대 교수(사회과학부)는 '보육에 관한 인식의 오류와 새로운 정책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를 통해 "현재의 보육정책 방향은 공공성이 높으므로 정부가 주도가 되어 모든 국민들에게 똑같은 보육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정책방향의 이론적 기반인 '공공성'이란 개념적이고 불완전하고 자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보육의 시장실패적인 요인으로 인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하지만, 정부정책의 대상계층으로 저소득층에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민간부문의 보육서비스 질이 낮은 근본원인은 시장규제에 있다"며 "보육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육시장의 정부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영리법인의 시장진입을 허용하고 가격규제를 철폐해야 할 것을 피력했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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