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서울장애인부모회 북부지회장.

“이렇게 가다간 내 아일 데리고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돈이 없어 아이에게 제대로 된 치료를 받게 하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도 없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가족부(복지부) 앞에서 열린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 확대 요구 기자회견’에서 김현숙 서울장애인부모회 북부지회장은 이 같이 울분을 토했다. 이어 김 회장은 “(아이)상태가 나빠 요즘은 학교를 잘 가지 못하는 일이 많고 그 동안의 노력이 일순간 무너졌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올해부터 확대시행되는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에 대한 복지부의 시행지침에 반발해 열렸다.

지난 2007년부터 복지부가 지역사회서비스혁신사업으로 시행해온 ‘장애아동 재활치료서비스 사업’은 이용만족도가 높아 장애아를 둔 부모들이 정부에 서비스 확대를 요구하며 예산확보 투쟁을 벌였었다.

올 2월부터 전국의 약 1만8000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 시행한다며 대외홍보를 벌였던 복지부는 서비스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을 예상해 이용대상자를 3등급(수급자, 차상위, 전국가구평균소득 50%이하)으로 구분해 신청을 제한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이같은 이용제한으로 작년까지 서비스를 받던 장애아동 중 약4000명이 탈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함께 기존의 비영리 기관을 포함해 영리기업도 서비스제공기관으로 참여를 허용한 것도 서비스의 공공성을 약화 시킨다며 비판을 받고 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영리기관 참여를 허용하면 기관 간 담합으로 인한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서비스 가격상승은 결국 이용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영리기관에서 제공하는 재활치료서비스에 대한 질 관리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서비스 질을 담보할 수 없으며 질 낮은 서비스에 대한 제재장치도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장애인부모회 최석윤 회장.

최석윤 서울장애인부모회장은 “이 서비스는 단지 장애아동에 대한 치료를 넘어 기본적인 복지서비스로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상임대표는 “정부의 현실성 없는 시행으로 우리가 피땀흘려 만든 재활치료 서비스 사업을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고 개탄했다.

부모연대는 복지부에 ▲소득제한 철폐 ▲서비스제공기관으로의 영리기관 참여 원천배체 또는 서비스 질 관리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장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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