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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은 저소득가구 15%만이 아닌 서민 대중 모두의 문제"신명호 사회적경제연구센터 소장 '빈곤이 오고 있다' 출간
박찬균 | 승인 2020.10.23 08:06

사람들은 보통 대한민국이 가난한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산층의 절반 정도는 자신이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한다. 노후 생활에 대한 걱정 다음으로 일자리와 소득 문제를 걱정한다.

신명호 사회투자지원재단 사회적경제연구센터 소장은 '빈곤이 오고 있다'(개마고원)에서 "빈곤이라는 이슈는 우리 전체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저소득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평균적 삶으로부터 끌어내리려는 힘의 사정권 안에 놓인 서민 대중 모두의 문제가 돼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빈곤을 정부에서 생계비 지원을 받는 수급자 집단의 문제로 볼 게 아니라 노동시장의 취약계층을 끊임없이 빈곤으로 내모는 힘과 같은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빈곤을 배고픔이나 헐벗음 같은 고정된 생활 상태로 본다면 대상이 얼마 되지 않겠지만, 사람들을 가난한 삶으로 몰아가는 강고한 힘의 문제로 본다면, 한국 사회의 다수는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신 소장은 돈에 쪼들리고 일자리에 목매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고 오히려 점점 더 늘어가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하며 우리가 빈곤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고 짚는다. 그는 "우리 사회는 빈곤의 규모도, 빈곤을 낳는 불평등 구조도 나아지고 있다는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며 "고용시장의 환경은 나빠지고 청년 실업은 한계에 도달한 느낌이다. 보호받지 못하는 사회보험의 사각지대가 넓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기준 한국(17.4%)보다 빈곤율이 높은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4개국(미국·루마니아·코스타리카·남아프리카공화국) 밖에 없다. OECD 회원국 평균 빈곤율은 12.5%다.

1990년대 말 8.5%였던 한국의 빈곤율이 2배로 증가하는 동안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배 커졌다. 책은 경제 성과가 불평등하게 분배되면서 상대적 빈곤이 커졌다고 진단한다. 경제 '규모'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란 것이다.

저자는 빈곤으로 발생하는 차별과 장애를 봐야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소득이 높을수록 건강하게 오래 살고, 부모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들의 교육 수준도 높으며, 부유할수록 인간관계도 넓고 사회 참여도 활발하다는 것이다.

또 "빈곤 문제는 어떤 특정 계층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사회 다수가 겪는 일"이라며 빈곤을 다차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기초생활 보장제도의 경우 수급자 선정의 문턱을 낮추고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 수급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또한 실업자와 불안정한 취업자에 대한 사회보험 강화, 실질적인 실업 부조 제도 도입, 공공임대주택 지속적인 공급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신명호 지음. 296쪽. 1만5000원.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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