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8일 양일간 제2회 전국시각장애인축구대회가 펼쳐졌다.

왼쪽 공 간다. 막아!
두 눈을 안대로 가리고 공의 위치를 파악하는 양 팀 선수들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공을 몰고 가는 선수는 여기 내공을 외치며 자신이 공을 가지고 있음을 주위의 선수들에게 알리고 이를 들은 상대편 선수는 그 소리를 듣고 민첩하게 몸을 움직인다.
제2회 전국장애인시각축구대회가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송파시각장애인 전용축구장에서 열려 최근 열린 장애인올림픽에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시각축구의 열기를 이어갔다.
시각축구 선수들은 모두 안대를 착용해 앞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헛발질을 하기 일쑤다. 공의 소리를 듣고 힘껏 발길질을 시도했는데 함께 달려온 선수의 다리를 걷어차는 등 간혹 상대편의 신체에 부상을 입히기도 한다. 그래서 시각축구선수들은 꼭 헤드기어를 착용하고 경기에 임하도록 하고 있다.

사실 시각축구에서 이 정도는 양반이다. 공을 차지하기 위한 몸싸움은 럭비경기를 보는 듯하다. 공을 가운데 두고 서로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벌어지는가 하면 눈빛대신 비켜 내공이라며 말로 기 싸움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 멀리서 자기편 선수의 여기 공 여기 공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재빨리 공을 패스한다.

시각축구에서도 비장애인 축구와 마찬가지로 팀웍과 정확한 패스는 생명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우 아직 기술 부족으로 정확한 패스를 갖추지 못했지만 서구 유럽의 선수들은 비장애인 못지 않은 패스를 구사한다. 공의 소리를 듣고 발을 움직여 공을 잡고 자기편 선수의 목소리를 듣고 공을 다루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귀의 감각을 더 발달시키고 패스기술을 강화시킨다.
시각장애인전용축구장은 일반축구장의 1/3 규모로 둘레에 보호벽이 3등분 돼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경기를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 원활한 경기가 이루어진다.

수비지역에는 골키퍼가, 하프라인지역에는 감독이, 공격지역에서는 골대 뒤의 가이드가 시각장애를 가진 공격수를 박수로 골대의 위치를 알려주고, 자기편이나 상대편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지 않으면 파울을 받게 된다. 경기장에서 자신의 위치를 잃은 선수들은 보호벽을 통해 위치를 파악하기도 한다.

시각축구 골키퍼는 경기 중 유일하게 눈을 사용할 수 있는 선수로 날아오는 공을 막아야하기 때문에 정상시력이거나 저시력인 선수가 맡는다. 선수는 5명으로 구성되고 전후반 각 25분으로 전반을 마치면 골키퍼나 저시력 선수들이 전맹선수들과 함께 줄을 지어 경기장을 벗어난다. 눈을 가려서 보이지 않지만 각 팀 선수들은 목소리와 접촉을 통해 자기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경기장을 누빈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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