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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진료 권역별로 300병상 이상 공공병원 확보해야""감염병·고령사회 대응 공공병원 필요"…'공공의료 확충 필요성과 전략' 보고서
박찬균 | 승인 2020.11.19 16:14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진료권역별로 300개 이상의 병상을 가진 종합병원급 공공의료기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8일 '공공의료 확충 필요성과 전략' 보고서에서 민간 의료체계를 주도할 수 있는 공공병원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건보공단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이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의료 서비스가 공적 자원이라는 인식이 확산한 가운데 공공의료에 대한 요구도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또 비급여 진료를 건강보험 급여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른바 '문재인 케어'는 원활한 의료 서비스 공급과 직접적으로 연계되기 때문에 민간을 아우를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구 고령화로 인한 비수도권·농촌 지역의 의료 격차 심화도 공공의료 확대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청은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17년 전체 인구의 13.8%에서 2047년 38.4%로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고령화가 심화할수록 중간 규모의 민간 병원은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해당 지역의 의료 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의료보험 도입 이후 공공병원보다는 민간병원을 중심으로 의료 수요를 감당해왔다. 때문에 국내 공공의료기관은 12월 기준 221개로 전체 의료기관(4천034개)의 5.7%이며, 공공병상 수도 6만여 개로 전체 병상 수의 10% 수준이다.

같은 사회보험 방식을 채택한 일본(27.2%), 독일(40.7%), 프랑스(61.5%)의 공공병상 비율과 비교하면 한참 낮다. 민간을 중심으로 의료 공급이 이뤄지다 보니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과잉 및 과소 진료 문제가 나타나며, 국가적인 재난·재해 상황에서의 안전망도 취약한 구조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 광주, 대전, 울산, 세종 등 지방의료원이 없는 곳도 있어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도 심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병상 300개 이상을 운영하는 종합병원급 공공병원을 진료권별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공병원을 설립하는 데 드는 비용은 300∼500개 병상당 약 2천억원으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고속도로 4∼7km를 설치하는 비용 정도로 설립 이후 발생하는 편익에 비해 투자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한 최근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신포괄수가제가 적용되면서 공공병원의 만성적인 적자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봤다. 신포괄수가제는 환자의 입원 기간에 발생한 입원료·처치료·검사료·약제비 등을 미리 정해진 금액대로 지불하고, 의사의 수술·시술 등은 행위별 수가로 별도 보상하는 제도를 말한다. 일종의 '의료비 정찰제' 개념이다.

보고서는 공공병원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전 국민이 보건·복지 혜택을 고르게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공병원의 표준치료 지침에 따라 환자에게 적합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기존 민간병원 중심의 의료체계에서 문제가 됐던 과소·과잉 진료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감염병이나 재난 대응에도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의료전달 체계가 마련되며, 국내에서 개발된 새로운 의료기기나 의료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시험대로 활용될 수도 있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감염병 대응과 초고령 사회에 대비해 국민의 총의료비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공공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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