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부터 약 5개월 동안 진행되어 온 서울복지재단 박미석 대표이사 퇴진운동이 일단락 됐다.
서울복지재단 대표이사 퇴진공동대책위원회는 최근 박 대표 퇴진 투쟁을 일단 유보하고 서울시와의 협상에 착수했다. 이로써 박미석 대표이사 퇴진이라는 사회복지계 투쟁의 궁극적 목표달성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공대위가 벌여 온 5개월간의 투쟁의 의미는 무엇인지, 자초할 수 밖에 없었던 원인은 무엇인지 등 그동안의 상황을 공대위 핵심 실무멤버였던 가양4종합사회복지관 박용오 부관장을 만나 들어봤다.

-박미석 대표이사 퇴진을 위한 투쟁을 벌인지 5개월째에 접어들었는데 이제 와서 투쟁을 유보하고 서울시와 협상에 들어간 이유는 뭔가.

가장 큰 이유는 내년 복지관 예산 때문이다. 서울시는 매년 복지관 예산을 1억원씩 올려주기로 되어 있었으나 지난 9월 말경 서울시사회복지관협회 관계자와의 예산관련 논의 과정에서 서울복지재단 업무에 협조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며 예산을 증액 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때문에 각 복지관장들은 전문성 사수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예산 지원이 없으면 복지관 운영상 어려움이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공대위의 투쟁을 빨리 종식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시와 협상 시 가장 중요한 박미석 대표이사의 퇴진을 접어둔 채 부수적인 부분만 협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안다.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을 두고 공대위의 명분찾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나도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채 끝나는 것 같아 못마땅한 면도 있다. 좀 더 내부결속력을 다지고 강력한 투쟁으로 전개했다면 충분히 우리가 이루고자했던 부분에 대해서 성과를 이룰 수 있었을 텐데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게 바로 실무자와 대표자들의 차이인 것 같다.

-5개월간 투쟁을 이끌어 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각 기관장들의 참여부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마지막에 서울시가 예산문제를 놓고 흥정을 하는 바람에 동참했던 일부 관장들마저 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또 공대위도 대표자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실무자와 대표자와의 의견조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투쟁한지 두 달이 지나면서 상당한 의견대립현상을 가져왔다.

-박미석 대표이사 퇴진을 내걸고 싸웠던 것이 이를 해결하지 못한 채 끝나게 됐다. 그렇다면 투쟁이 실패했다고 보는 시각이 맞을 듯 싶다. 실패의 원인이 뭐라 생각하나.
내부결속력이 너무 약했다. 실무자와 대표자의 입장에서 오는 문제해결의 시각차 같은 것 말이다. 또
투쟁의 공감대 형성도 충분히 이루어내지 못했고, 집행부의 일방적 의사결정구조 또한 이 싸움의 패배 원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외부적으로는 복지관 예산문제를 이번 일과 엮어서 처리한 서울시의 치졸한 행동도 크게 작용했다.

-좀더 강경한 투쟁을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처음에는 최후의 수단인 파업까지도 고려하는 등 단계적으로 투쟁수위를 조절하려했지만 투쟁이 길어지면서 집행부가 소극적 대응을 고수하는 바람에 그 단계까지 이뤄내진 못했다. 그리고 파업 등 강경 투쟁을 한다면 우리를 보호해줄 수 있는 보호막이 있어야하는데 아직 사회복지계에는 그런 관계가 형성돼 있지 못하다. 그래서 섣불리 나서기 힘든 것 같다.

-이번 투쟁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

이해관계가 아닌 오로지 사회복지인의 전문성 사수를 위해 전 사회복지계가 일치단결, 한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지금 생각해도 참 뿌듯하고 이번 투쟁의 성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번 투쟁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마무리가 깔끔하게 안된 상황이라 평가를 내린다는 것이 참 어렵다. 그렇지만 이번 싸움은 우리 사회복지인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새로운 싸움의 시작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참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 실무자협의회가 발족하는데 구성과 협의회 출범의 의의는 뭔가.

실무자협의회를 구성하게 된 원인은 대외적으로는 사회복지 전문성 침해에 대한 대응수단이다. 내부적으로는 각 직능단체에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호봉이나 급여체계, 직능단체간 이동시 경력인정 부분 등의 불합리한 요소 제거와 함께 전문성 향상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성은 서울시사회복지관협회 정관에 따라 9인의 서울시사회복지실무자협의회 준비위원이 논의를 통해 실무자협의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달라.

공대위가 공식 해체하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사회복지관실무자협의회를 공식 출범시킬 것이다. 구성되는 실무자협의회는 서울복지재단 투쟁을 지속할 것인지, 견제 기구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논의하고, 우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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