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주거문화 세미나서 지적

우리나라 노인가구의 자가거주율은 높으나 주거수준은 일반가구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미령 한국노인복지진흥재단 회장은 15일 한양대에서 열린 ‘노인주거문화와 국내외 실버타운 현황.전망 세미나’에서 통계청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노인가구의 자가주거율은 76.0%로 일반가구의 54.2%보다 매우 높았다.

도시와 농촌의 차이가 커서 농촌의 읍면은 90.6%에 이르는 반면 도시의 동은 66.6%에 머물렀다. 특히 도시지역의 노인 1인 가구의 경우에는 자가주거율이 44.2%로 매우 낮았다.

노인가구의 67.7%가 단독주택에 거주 했는데 이는 1990년의 83.3%에서 급속히 하락한 수치다.

노인 1인 가구의 경우 단독주택 거주비율이 80.1%로 높았으나 이 또한 도시와 농촌간의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의 읍면의 거주 노인가구는 91.6%가 단독주택에 거주한 반면 도시의 동은 51.4%가 단독주택에, 이중 34.3%가 아파트에 거주했다.

노인 1인 가구의 거주는 농촌의 읍면에 95.4%가 단독주택에 거주하나 도시의 동은 63.3%가, 이중 아파트는 26.3%였다.

주거밀도는 200년 기준 노인가구의 방당거주인 수는 1.33명으로 일반가구의 0.92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밀했다.

노인 1인가구 및 노인부부가구는 방당 거주인수가 각각 0.81, 1.28명으로 다른 노인가구 유형보다 가주밀도가 낮았다.

하지만 주거시설수준은 비교적 양호하나 일반가구보다는 열악했다.

홍 회장은 “가구주 연령이 높아질수록 오래된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이 점차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택의 적절성 및 노인접근성, 주거소비량의 적합성, 주거비부담능력 등 모든 노인주거 복지지표에서 낮은 수준”이라며 “집안에서의 사고율이 바닥 미끄럼으로 인해서 가장 높는 등 노인의 안전시설을 구비한 주택이 매우 적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안전사고 발생장소와 사고유형을 살펴보면 계단의 경우 걸려 넘어짐과 미끄러짐이 각각 45.5%, 떨어짐이 9.1%, 침실은 미끄러짐이 50%, 떨어짐 30%, 걸려 넘어짐 10%, 부딪침 10%, 욕실은 미끄러짐 55.6%, 걸려 넘어짐 33.3%, 부딪침 11.1% 순 이었다.

고령자 주거는 일반적으로 ▲복도와 문의 폭은 휠체어 통과가 가능해야하고 ▲도로, 현관, 주거시설, 서비스 시설 단차 없이 통행이 가능하고 ▲화장실, 욕실 등 미끄러지기 쉽지 않은 재료 사용 ▲응급 콜 등 노인을 배려한 보조시설 ▲화재 등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

이호갑 삼성노블카운티 상무는 “고령자 주거의 기본원칙은 사회적 고립을 막고 가족, 친구, 이웃과 자연적으로 교류해야하며, 노인 심신의 기능 저하를 고려하고 가능한 자립생활이 가능한 설계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정책에 있어서 노인주거정책의 부재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홍미령 회장에 따르면 일반주택은 주택법에 의거해 택지공급, 국민주택기금 저리지원 등 주택건설을 지원하고 있으나 노인주택건설에 대해서는 별도의 배려가 없다.

홍 회장은 “공공임대주택 배분 시 노인 가구에 대한 우선분양혜택이 주어지고 있으나 노인주거정책이라기 보다는 사회취약계층 주거정책의 일환 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공공임대주택 우선분양 물량이 총 공급량의 10% 정도 배정됐으나 실적은 배정 물량의 15~30% 정도로 매우 낮다는 게 홍 회장의 지적이다.

노인주거 법규에 대해서도 홍 회장은 “고령자 주거와 관련된 법률조항이 포함돼 있는 법률은 노인복지법,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이 있으나 내용이 매우 포괄적이어서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건물이 아닌 고령자 개인을 대상으로 필요한 주거정책과 프로그램이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노인복지법과 주택법이 혼용돼 적용되는 노인주택의 개념을 명료하게 함으로써 발생하는 혼란을 줄일 수 있다”며 “또한 고령인구의 증가에 따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고령자 전용주택의 공급, 관리, 배분의 문제를 명확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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