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 지지자 힘겨루기에서 법적 소송 확산

한국지체장애인협회(지장협) 제6대 회장선거가 김정록 후보와 하영택 후보 지지자들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닫으며 법정 다툼으로까지 비화 될 조짐이다.

지난달 21일 경기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선거에서 일부 대의원들의 항의로 개표가 중단되는 사태를 겪은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백화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호 1번 김정록 후보가 당선됐음을 공고했다.

하지만 기호 3번 하영택 후보측은 김정록 후보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이에 굴복하지 않고 앞서 25일 중앙회 홈페이지 공지란에 하영택 후보가 중앙회장에 당선됐음을 공지했다.

이처럼 이들 두 후보들이 중앙회장 당선을 놓고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양측 지지자들은 잇따라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열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부산광역시지체장애인협회장 등 11개 시도협회장은 28일 성명서를 내고 “선관위의 김정록 후보의 당선 확정 발표를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명서는 “시·도협회장들은 협회 정관 및 회장선거관리 규정·회장선거관리 규칙에 의해서 선임돼 박덕경 중앙회장에게 위촉장을 받아 합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선관위의 활동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다른 후보자들에게도 결과에 대해 깨끗이 승복할 것을 당부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초의 민주적 선거방식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 과정에서 폭력이 난무 하는 등의 불미스러운 사태로 큰 실망과 깊은 우려를 자아내게 된 것은 장애인복지의 크나큰 후퇴를 가져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회 이사도 1일 성명서를 통해 “선관위의 활동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선관위의 김정록 후보의 당선 확정 발표를 전적으로 인정하며, 다른 후보자들에게도 결과에 대해 깨끗이 승복할 것을 당부한다”며 시도협회장과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서울지장협은 “김정록 후보가 중앙회장 후보 등록 하루 전에 급히 정회원에 가입했다”면서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거주지가 아닌 곳에서 정회원등록절차를 무시한 채 정회원 자격을 얻은 것은 40만 회원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 “입후보 자격조차 없던 인물이 등록 전 단 하루 만에 입후보 할 수 있게 됐던 배경, 정관과 규정을 엄격히 집행해야할 선관위가 사실을 망각한 채 급히 서둘러 정회원 자격을 부여한 이유를 모든 회원들 앞에서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장애운동의 기초라 할 수 있는 IL운동의 개념조차 모르는 인물이 과연 장애인의 보편적 권리쟁취를 위한 지도자가 될 수 있냐”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장애인단체인 지장협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는 리더가 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따졌다.

특히 “투개표 과정에서의 잡음은 선거 초기부터 선관위의 특정후보 손들어주기에 의구심을 토로하던 중 발생된 것으로, 그런 상황에서 어느 대의원이 흥분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또한 “선관위원장의 급작스런 사퇴로 인해 그 효력이 상실된 선관위를 상대로 발급받은 당선증은 법적효력이 없다”면서 “특히 중앙회에 고지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앙회 사무실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의 일방적인 선관위의 발표는 정통성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지장협은 “이에 반해 하영택 후보는 선관위원장의 자의적 사퇴와 박덕경 중앙회장의 부재로 인해 당시 윤수일 중앙회부회장이 선관위원장의 직무대리 역할을 함에 따라 윤수일 부회장으로부터 중앙회 사무실에서 정정당당하게 당선증을 발급 받았으며 공식적으로 중앙회 홈피 공지란에 중앙회장에 당선됐음이 공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에 우리 서울시협회에서는 자격부족과 그 정체성이 모호한 김정록 씨를 중앙회장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공식적인 중앙회장 당선자로 임명받은 하영택 당선자만이 유일한 지장협 중앙회장”이라고 천명했다.

김옥선 서울시지장협 사무처장은 “김정록 후보측과 하영택 후보측이 법적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개표과정에서 발견된 뭉치표에 대한 해석, 당선인에 대한 인정 문제 등은 법적으로 판결이 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관위는 지난 26일 선거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호 1번 김정록 후보 195표, 기호 2번 박명호 후보 22표, 기호 3번 하영택 후보 146표를 얻어 기호 1번 김정록 후보가 당선됐다고 공고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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