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정책을 재활과 보호의 패러다임이 아닌 자립과 당사자 중심의 지원정책으로 펼쳐나가야 할 때다."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은 11일 오전 한국근육장애인협회(회장 최광훈)가 마련한 간담회에서 장애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는 장애인복지법 개정과 관련, 근육병이라는 희귀난치성 중증질환자들의 고충을 듣고, 이들을 위한 정책마련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한 것.

최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근육병은 장애인 중에서도 차별을 받고 의료비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다"며 "매년 근육병 환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각 시군구는 이들의 등록자체를 규제하고 있어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근육병의 경우 모계에 의한 반성 유전으로 한 가정에서 2~3명이 발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그러나 이들에 대한 지원은 한명에게 지원되는 간병비 15만원이 전부"라며 희귀난치성 질환 등록의 제한해제와 각 개인에 해당하는 간병비 지원을 요구했다.

또한 "활동보조도우미 부족으로 가족이 생계전선에 나가지 못해 가계파탄까지 이르고 있다"며 활동보조도우미 제도의 활성화를 건의했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내가 가진 장애를 내 운명이나 가족의 문제로 봐서는 안된다"며 "이 문제들을 객관화 시켜 사회적 문제로 풀어낼 수 있는 의식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애인복지법 개정과 관련,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요골자로 한 개정안을 마련해 6월 국회때 발의하고, 그 전에 이를 바탕으로 공청회를 마련할 생각"이라며 "오늘의 이야기를 좀 더 깊이 논의해 장애인 당사자가 조금이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 의원은 장애인의 날과 관련해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은 재활협회 창립일을 따르는 것"이라며 "장애를 재활이 아닌 자활로 인식하고, 세계장애인의 날인 12월 3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의 장애인의 날에 행해지는 시상식과 놀이마당 등의 관주도형 행사는 없어져야 한다"며 "이러한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장애인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거나 장애인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갖는 등의 질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구족화가 김영수 화백(한국근육장애인협회 부회장)의 작품 기증식이 있었다. 김 화백은 장 의원에게 "2만5천명의 근육병 환자들의 눈물을 모아 그린 그림"이라며 "앞으로도 중증 장애인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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