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지금 당장 주거지가 필요합니다"

지난 5일, 탈시설 장애인들이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긴급주거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석암베데스다 요양원에서 이삼십년간 생활하던 김동림(47)씨 외 7명의 중증장애인들은 전날인 4일 시설을 퇴소했지만 노숙밖에 할 수 없는 긴급한 상황을 인권위에 진정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시설에서 나왔지만 주거지가 없어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하지 못하고 활동보조도 이용할 수 없다"며 "주거지가 제공될 수 있게 서울시가 긴급하게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인권위가 긴급하게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대소변처리가 힘들다고 먹을 것 조금만 주고 일 년에 한번 외출이 될까 말까 하고 자립하려고 돈을 모을 수도 없는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살려고 첫 발을 내딛었다"면서 "이제 시설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하루하루 마로니에 공원에서 노숙을 하고 있지만 이대로 방치돼 죽고 싶지는 않다"고 호소됐다.

시설에서 나온 방상연 씨는 “수급권도 안 되고 활동보조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고, 하나도 돼 있는 게 없다”며 “주소를 이전해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탈시설과 자립생활에 대한 약속을 했는데 왜 안지키나”며 “자기 입으로 말한 그 약속은 무엇이냐? 서울시장을 다시하고 싶다면 제발 (약속을) 지켜 달라. 그렇지 않으면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갈 것”이라고 따졌다.

한편 이 날 접수된 진정서에 대해 인권위 관계자는 “긴급구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