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보험가입의 독소로 작용하는 ‘상법 제732조’ 전면 삭제를 위한 정치계와 장애계 등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공동으로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장애인 보험차별 근거조항 상법 제732조 삭제 개정안 통과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 배융호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공동집행위원장은 “상법 732조는 금융상품 및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의 차별금지를 밝힌 장차법 17조 등과 상충된다”며 “지난 해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은 정신, 발달장애인 등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을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어 제732조는 전면 삭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배 위원장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1년이 됐지만 장차법의 조항과 배치되는 총 95개의 법규가 개정 또는 삭제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것은 정부가 장애인과 장차법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상법 제 732조에 따르면 ‘15세미만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고 돼 있으며, 개정안에는 ‘다만 심신박약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거나 제731조에 따른 서면동의를 한 때에 의사능력이 잇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내용이 추가돼 있다.

서인환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은 “보험사들은 장애인에게 사고가 더 빈번하게 일어나며 의사표현능력이 없다는 등의 편견으로 장애인들의 보험가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장애인에게 사고가 더 많이 일어난다는 통계는 어느 곳에도 나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불의의 사고와 질병은 장애, 비장애를 넘어서 발생하는데 힘이 돼 주어야 할 보험사가 자신의 이익 강화를 위해 장애인의 가입을 거부하는 것은 분명한 차별이며 일종의 ‘사기’”라고 비난했다.

배성한 클럽하우스 태화 샘솟는 집 회원은 “치아보험 가입을 위해 보험사에 문의를 했더니 우울증약을 복용해서 가입이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장애인은 암보험도 안 되고 병에 걸리면 꼼짝 없이 죽는 날만 기다려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소외된 약자를 위해 믿음과 힘을 줄 수 있는 정책과 정부가 나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곽의원은 지난 해 11월28일 상법 제732조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오는 6월 열리는 임시회에서 정부의 개정안과 병합심의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간담회 참석자들은 ‘상법 제732조 삭제 개정안’에 찬성하는 의견서를 작성,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 위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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