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생아 학대 사건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4곳 중 1곳은 전담간호사가 단 1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병원 가운데  96%에 달하는 곳이 의료법에서 규정한 필수장비 조차 구비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은 12일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이 제출한 급여적정성 평가 자료를 토대로 이같이 밝히고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고 의원은 지난해 심평원이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87개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조사한 결과, 전담간호사(간호조무사 제외)가 단 1명도 없는 의료기관이 전체의 26.4%인 23곳에 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근무시간대에 1명의 간호사가 4개 이상의 병상을 담당하는 경우도 36.8%에 달했다.

또 집중치료실(성인·소아 집중치료실 포함)에 근무하는 간호사의 경력도 2년 미만이 전체의 42.3%나 됐으며 1년 미만이 22.5%, 6개월 미만도 12.5%로 조사됐다.

인력뿐 아니라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시설 부분도 문제가 많았다.
현행 의료법에선 집중치료실이 출입통제가 가능한 별도의 단위로 독립돼 있어야 하며 무정전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조사결과 87곳 중 12곳은 별도 공간이 없었고 9곳은 무정전 시스템조차 구비하지 않았다.

중앙공급식 의료가스시설, 심전도 모니터와 동맥혈압모니터, 맥박산소계측기, 지속적 수액주입기 등을 갖춰야 하는 의료법 규정을 모두 준수하는 곳은 3곳에 불과했다.

고경화 의원은 이에 대해 “최근 신생아실에서의 영유아 학대에 대해 온 국민이 경악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국가차원에서 양질의 인력·시설 갖출 수 있는 제도적 여건부터 조성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의료법령에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시설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고 의사와 간호사 인력 기준을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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