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시설에 근무한 요양보호사가 전염병인 ‘옴’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는 지난 5월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ㅅ요양원에서 근무하던 한 요양보호사가 산업재해를 당하고도 적절한 치료와 휴식은커녕, 일터에서 부당하게 내쫓긴 사건이 발생했다고 17일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요양원 측의 불철저한 위생관리로 인해 입소자가 ‘옴’에 걸렸고, 입소자를 돌보던 요양보호사도 ‘옴’에 전염이 됐다.

문제의 ㅅ요양원은 요양보호사가 24시간 상주하면서 입소자를 돌보도록 하고 있다.

지난 4월 피해자 K 요양보호사는 새로 담당하게 된 대상자의 상태를 살펴보고 관리자인 간호조무사에게 “이 할머니께서 전염성 피부질환에 걸린 게 아닌지 봐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큰 문제 아니니 목욕이나 자주 시키라”는 것이었다. 이에 K씨는 업무지시에 따라 대상자를 돌보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K씨에게도 대상자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관리자인 간호조무사가 대수롭지 않은 문제라고 한 바 있고 또한 24시간 상주 근무조건에서는 병원방문이 어렵기 때문에 피부소독을 하는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4월 말 대상자를 면회하러 온 보호자가 어머니인 입소자를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은 결과 전염성 피부질환인 ‘옴’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

협회는 “사태가 이 지경이 됐으면 요양원 측은 요양보호사에게 사과하고 대책마련을 강구하고 요양보호사에게는 적절한 치료와 휴식이 주어져야 마땅한데도 ㅅ요양원은 ‘어차피 감염이 됐으니까 그 방(감염된 입소자가 있는 방)에 가서 치료하며 일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 이에 부당하다고 항의하는 K 요양보호사에게 지시에 응하지 못하면 그만두라고 해 결국 K 요양보호사는 5월 ㅅ요양원에서 나오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금자 전국요양보호사협회회장은 “요양보호사 뿐만 아니라 편안한 노후를 위해 입소한 노인분들을 희생량 삼아 장사를 일삼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며 “요양보호사가 살맛나는 일터, 노인과 가족도 안심하는 요양제도 정착을 위해 이번 사건을 본보기 삼아 현장의 문제들을 바로 잡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윤 노동건강연대 정책국장은 “지난해 7월 1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수많은 장기요양시설이 생겨났지만, 이곳에서의 감염관리와 노동안전에 대한 관리감독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입소자들의 건강이 오히려 악화되는 사태마저 발생하고 있고, 요양보호사를 비롯한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입소인 보호자 J씨는 “시설에서의 위생 불철저 문제로 전염성 질환에 걸리게 됐지만 ㅅ요양원에서는 적절한 보상은커녕 사과조차 없었다”면서 “이번 문제에 대해 상의할 그 어떤 기관도 마땅치 않아 결국 요양원을 옮기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현재 요양보호사 K씨는 산재신청 승인을 받아 치료에 전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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