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인요양시설의 노인학대사건과 관련, 수사 중인 경찰과 관리감독기관이 한달 째 아무런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등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경기복지시민연대 등 시민단체가 엄중한 수사와 감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5월 12일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산하 수원보훈요양원의 한 요양보호사가 입소 노인들이 일부 요양보호사들에 의해 구타, 욕설 등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았으며 먹을 것을 제한받고 정확한 투약관리를 받지 못하는 등 비체계적인 운영으로 건강이 악화됐다고 밝히면서 요양보호시설에 관한 불신과 충격을 던져 주었다.

이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감사에 착수했고 수원 중부경찰서도 조사에 나섰으나 한 달 여가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수사ㆍ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일부 가족들은 “경찰이 이 문제를 제기한 요양보호사가 진술을 번복하고 있고,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으며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식으로 몰아가면서 사건을 은폐, 축소하고 미온적으로 처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요양보호사가 퇴사처리에 앙심을 품고 보훈원 흠집내기를 하고 있다” “보훈관계기관과 용역업체가 개입해서 무마하려 하고 있다”는 등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시민연대 측은 “경찰도 수사의지를 결여한 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다 기관감사를 통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신뢰를 회복해야 할 공단 또한 경찰조사를 보면서 적당한 선에서 정리하겠다는 식의 미온적 태도와 근본적인 개선도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노인요양보호시설의 노인학대 사건은 앞으로도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관리감독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과 공단이 수박겉할기식, 봐주기식 수사와 하나마나한 감사 결과를 보여준다면 피해가족들은 물론 시민들의 공분을 일으킬 것이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강력히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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