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 참전한 참전유공자, 전·공상을 입은 국가유공자, 이들의 유·가족 등 국가보훈대상자이 이용하는 국가보훈병원의 의료서비스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정부 민원 온라인 접수창구인 국민신문고와 전국 5개 지역의 보훈병원에 2007~2009년 2월까지 접수된 6900여건의 민원을 분석해 실시한 기획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보훈병원의 경우 내분비내과 초진 대기일자가 무려 88일이나 되고, 순환기내과 81일, 비뇨기과 69일, 치과 62일 등으로 평균 7일 이내인 동일규모 민간병원의 초진 대기일자와 비교해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입원을 하려면 평균 29.6일을 대기해야 하고, 특히 순환기내과, 재활의학과 등 주요 진료과의 경우는 약 70∼100일을 기다려야 했다. MRI 등 주요검사 대기일수는 약 50~80일이었다.

전문의 1인당 진료인원도 한 달 동안 서울보훈병원 순환기내과가 1인당 1585명, 신경과 1549명, 부산보훈병원 재활의학과 1761명, 피부과 1547명 등으로 동일규모 민간병원 대비 진료인원의 1.5배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2007~2009년 2월 전국 5개 보훈병원에 접수된 6646건의 민원 중 고엽제와 관련된 검진 불만족 민원이 8%인 578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고엽제환자와 관련한 관리체계에도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권익위는 이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보훈병원 의료서비스의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부처인 국가보훈처, 보건복지가족부에 총 3개 분야 8개 개선과제에 대한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주요 개선사항은 ▲치과 등 보훈병원의 진료 적체과에 대해서는 국비 지원이 가능한 민간위탁병원을 새로 지정해 보훈 환자들이 제때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제도 개선하도록 했으며 ▲민간위탁병원의 지정 요건과 심사기준을 더 강화해 양질의 민간위탁병원을 지정하도록 하고 ▲민간위탁병원을 관리하는 인력 보강 등을 통해 실질적인 확인·감독 기능이 강화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운영되는 보훈병원 5개소 외에 전국의 250개인 민간위탁병원이 2012년까지 462개로 확대된다. 

또한 내년 10월 완공 예정인 보훈중앙병원과 연계해 약 15만 명으로 추산되는 고엽제환자에 대한 검진, 등급판정, 전문치료 등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강구하도록 했다.

고령의 환자들이 걸리기 쉬운 폐렴같은 질환에 대해서는 별도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등 국가보훈대상자들에게 추가적인 예방, 검진사업을 실시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약국약제비 본인부담금 경감 ▲7월부터 75세 이상의 무공수훈자, 참전유공자 등 26만3000여명 민간위탁병원 진료비 60% 감면 대상에 약국약제비도 감면 지원범위에 포함 ▲보훈병원이 없는 강원·제주의 민간위탁병원 이용자에 대해서도 약제비를 감면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권고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의 기본이념이 ‘실질적 보상’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보훈의료 지원 실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권익위가 비효율적인 제도상 문제점을 찾아낸 만큼 관련부처가 조속히 개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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