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맞춤 대출서비스가 일반 대부업체들의 대출상품금리와 크게 차이가 없고 시중은행들의 저신용자 대출도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저신용자 대출확대 방침에도 불구하고 2009년 5월말 현재 은행의 저신용자 대출상품인 ‘희망홀씨’ 대출액은 2330억원으로 14개 은행의 대출한도 1조3600억원 대비 17.1%에 불과했다.

특히 2009년 2월 이후 대출액은 562억원으로 대출한도 8800억원 대비 6.4%에 그쳤다.

은행별로는 경남․제주은행은 아예 취급실적이 없고, 부산은행 25억원(5.0%), 우리은행 73억원(3.7%), 광주은행 18억원(3.6%), 대구은행 16억원(3.2%), 국민은행 73억원(3.7%), 신한은행 31억원(1.6%), 수협 1억원(0.5%)으로 실적이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외국계은행의 경우 외환은행을 제외한 SC제일은행, 씨티은행 등은 저신용자 대출상품을 아예 취급하지 않는 등 여전히 이기주의적 영업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종희 의원은 “은행들이 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해 살인적 고금리로 대출을 받아야만 하는 저신용자, 서민들의 고통을 이해한다면 은행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출지원에 나서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금융이용자를 제도금융권으로 흡수하기 위해 2005년 12월부터 금융감독원이 운영하고 있는 ‘서민맞춤대출서비스’와 2007년 6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환승론’이 일반 대부업체들의 대출상품금리와 크게 차이가 없고 대출상품의 종류도 다양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4분기부터 2009년 2분기까지 한국이지론의 맞춤대출에 참여하는 기관들의 가중평균금리가 대부업체는 57.8%, 저축은행과 여신금융사는 각 37.3%, 35.7%로 은행의 13.9%에 비해 4.2배, 2.7배, 2.6배의 고금리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이지론은 이지론 대출안내서비스 및 환승론 이용신청, 상당 및 해당 금융회사 연결 등 전반적인 시스템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이지론 참여기관별 상품건수는 총 700건이지만 2007년 이후 맞춤대출이 없는 신협, 새마을금고, 농협, 산림조합, 수협 등을 제외하면 총 상품건수는 188건에 불과했다.

이중 은행 10건을 제외하면 대다수 상품이 고금리 상품인 저축은행(117건)과 대부업(46건), 여신금융사(15건) 상품으로 신협, 새마을금고 등과 같은 상호금융기관 및 은행의 참여를 확대하는 정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실제로 맞춤대출실적을 살펴보면 저축은행과 여신금융사, 대부업이 총 9772건 중 8856건으로 90%를 차지, 금액으로는 357억원, 8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이지론이 서민맞춤대출이라고 보다는 대부업체와 저축은행 및 여신금융사의 또 다른 수익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금리에서 저금리로 갈아타는 환승론의 경우 환승론 상품은 여신금융사 4개, 저축은행 9개로 13개밖에 없어 고금리 대출자가 조건에 맞추어 갈아타기가 쉽지 않으며, 금리도 여신금융사 38.5%, 저축은행 37.1%로 맞춤형대출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맞춤형 대출보다 높아 저금리로 갈아탄다는 것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2007년 환승론 실시 이후 지원실적은 총 1343건(63억8000만원)으로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10~20만명의 혜택에 비해서 상당히 부족하다.

박종희 의원은 “사금융이용자를 제도금융권으로 흡수해 저신용자들의 사금융 피해를 줄이고자 만든 이 같은 제도들이 실질적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은행의 적극적 참여와 대출 취급제한 조건 완화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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