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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구직급여 수급자격 놓고 회사 갑질 빈발"'자발적 퇴사는 구직급여 대상서 제외'가 독소 조항
박찬균 | 승인 2021.08.09 15:54

"회사 경영상 이유로 퇴사하게 됐습니다. 구직급여(실업급여)를 신청하게 고용보험 상실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회사는 '퇴직금을 포기하면 신고해주겠다'고 했습니다. 확인해보니 회사가 이미 자발적 퇴사로 신고한 상태였습니다."(금융업 종사자 A씨)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8일 구직급여(실업급여) 수급자격 요건을 놓고 직장 내 괴롭힘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직장갑질119가 고용노동부·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실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20) 근로복지공단 피보험자격 확인 청구 건수는 연평균 2만6649건으로 나타났다.

피보험자격 확인 청구란 고용보험 미가입이나 이직확인서(노동자 퇴사 후 사용자가 직업안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 허위 기재로 노동자가 구직급여 수급을 위해 사후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하거나 상실신고 내용을 정정 신청하는 절차다.

이 중 이직확인서 허위 기재를 이유로 사업주가 과태료를 부과받은 건수는 같은 기간 연평균 1355건이었다. 이는 피보험자격 확인 청구 건수의 5%에 불과한 수치다.

직장갑질119는 "사업주 방해로 구직급여 수급을 위해 확인 청구를 하더라도 이를 바로잡는 게 어렵거나 확인 청구 결과 수급자격이 인정된다고 해도 사업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 단체는 이날 발행한 '구직급여 갑질 보고서'를 통해 사용자의 귀책 사유로 노동자가 어쩔 수 없이 퇴사하거나 경영상 필요로 인원 감축을 위해 해고됐음에도 사업주가 자발적 퇴사로 처리한 사례가 다수 있다고 지적했다.

퇴사 종용·직장 내 괴롭힘으로 노동자의 퇴사를 유도해 권고사직이나 해고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지만, 자발적 퇴사라는 형식을 갖춰 구직급여 수급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또 사업주가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경영상 해고나 권고사직 코드를 부여할 수 없다고 해서 자발적 퇴사로 처리하거나 구직급여 수급을 빌미로 한 직장 내 괴롭힘 등이 다수의 상담 사례로 발견됐다.

직장갑질119는 "구직급여 문제를 개선하려면 자발적 퇴사자를 포함한 모든 퇴사자에게 수급 자격을 인정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이직확인서 작성 권한의 노사 균등 배분, 노동자의 괴롭힘 입증책임 완화, 정부 지원금 중단 사유에 '자진퇴사 강요' 사항 추가 등을 제안했다.

최혜인 노무사는 "현행 구조에서는 사용자가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구직급여 제도를 이용해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할 수 있다"며 "이직확인서 작성 권한을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에게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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