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재 전 전석복지재단 이사장[사진=전석복지재단 제공]

복지재단에 건물과 병원을 기증한 뒤 재단 대표 자리마저 내놓은 여운재(呂運載) 전 전석(轉石)복지재단 이사장이 10일 오후 11시11분 세상을 떠났다고 재단이 밝혔다. 향년 73세.

고인은 국군 대구통합병원·경주기독병원·대구 곽병원 내과 과장을 거쳐 대구에서 내과의원을 운영하며 빌딩까지 마련했다. 순탄하던 삶이 변한 것은 1988년 대학생들과 함께 사회복지문제연구소 산하 대구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던 이성록 한국복지대 재활복지과 교수를 만나면서부터. 고교(대구 계성고) 은사인 윤혜승 사회복지문제연구소 이사장의 소개로 찾아온 이 교수가 지원을 요청하자 처음엔 자신의 빌딩에 사무실을 내줬고, 1993년에는 빌딩 절반을 기증해서 전석복지재단을 설립했다.

나중에는 내과의원(소망의원으로 개칭)까지 재단 부속기관으로 편입한 뒤 자신은 월급을 받아 생활했다. 이 교수는 "1988년에는 자원봉사센터가 대구밖에 없을 때였다"며 "처음 만났을 때부터 재산을 내놓을 곳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었던 듯했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는 복지재단 대표 자리마저 자원봉사 대학생으로 만난 직원(정연욱)에게 물려줬다. 고인의 유족은 재단 이사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재단은 사회복지관·노인복지관·장애인주간보호센터·어린이집 등 사회복지시설 20여 곳을 수탁 운영하고 있고, 상근 직원만도 약 300명에 이른다. 대구자원봉사센터 소장을 지낸 박은수 변호사는 제18대 국회의원,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1989년부터 장애인 주말학교인 '사랑의 토요학교', 1990년부터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사랑의 메아리합창단', 1997년에는 코리아컵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현 대구컵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 1998년부터는 대구컵국제휠체어농구대회를 개최했다. 대구볼런티어센터 대통령 단체표창(1995), 대구 자랑스런시민상 사회봉사 부문상 (1998), 전국사회복지사대회 제1회 명예사회복지사상(의료분야)(2003), 아산상 사회봉사상(2004), 국민훈장 목련장(2009)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장분남(장한나)씨와 사이에 1남1녀(여경민·여유경)가 있다. 빈소는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장례식장 101호실에 마련됐고, 장례는 전석복지재단장(葬)으로 치를 예정이다. 발인은 14일 오전 7시30분, 장지는 성주남양공원(수목장). ☎ 053-250-8441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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