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이 앞서서 비정규직법 시행과 함께 해고에 나서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분노할 것이다. 이렇게 하다가는 시청료 거부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이 KBS 이동섭 경영본부장과 오수성 경영개혁단장을 만나 KBS 연봉계약직 계약해지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KBS는 현재 420명 연봉계약직 전원에 대해 230명은 자회사로 전적을 시키고, 89명은 계약해지, 30명은 외주업체(외주화) 이관이라는 선별적 방침을 내려놓고 있다.

특히 외부업체로 전적시키겠다는 30명은 대부분 시청자 상담.견학안내.시설안내 업무를 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이다.

시청자 상담업무의 경우 외부업체를 통해 간접고용 방식으로 채용해 오다가 2000년 ‘애사심 없이는 제대로 서비스하기 힘들다’는 방침아래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던 업무였다. ‘외부조달이 용이한 업무’이기에 외주화 하겠다는 방침이다.

10년 전 과거로의 후퇴라는 비난과 함께 상시업무임에도 이 일을 하는 대다수의 여성노동자들을 간접고용을 통해 저임금으로 착취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어서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KBS 경영본부장은 “경영적자와 인건비 과다 부담에 따라 내린 불가피한 차선의 선택이었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89명 계약해지에 대해서는 안타깝지만, 나머지 239명 자회사 이전 대상들은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이 되는 것이라며 나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곽정숙 의원은 “당사자들이 KBS 직원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일하길 원하다”라며 “회사가 어렵다면 모두가 함께 고통분담을 해야지, 힘없는 약자인 연봉계약자들에게 희생을 전담시키는 것으로 경영효율화를 꾀하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공감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11시 30분부터 진행된 ‘KBS 계약직 정규직화 및 여성노동자 노동권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에서 곽 의원은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시점에 해고를 자행한 KBS는 정부의 거수기 역할을 자임할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이어 “KBS는 이제라도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해 공영방송으로서 윤리경영의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일자리가 희망입니다’라는 캠페인을 벌이는 공영방송 KBS. 그러면서 일자리 창출은 외면하고, 일자리 줄이기에 앞장서는 KBS. 국민을 위한 방송인지 정부를 위한 방송인지 현명한 국민들의 심판이 머지않았음을 KBS는 아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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