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신보건법 개정을 통한 정신장애인의 인권확보를 위한 토론회가 벌어졌다.

1998년 12월 가족과 당사자 모두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공포된 정신보건법은 그 이후 여러차례 개정되었지만, 현행법으로는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보장해 줄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는 대한정신보건가족협회 설립 10주년을 맞아 '정신장애인 인권현황과 대책'이라는 주제로 정부, 학계, 시민단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정신장애인의 인권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벌어졌다.

이날 김정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은 '정신장애인의 인권 어떻게 할 것인가'는 주제를 통해 정신 장애인의 실태와 우리 사회의 시각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정신장애인의 등록률이 저조하다고 밝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정열 소장.

2000년 건강보험과 의료보험 이용자를 토대로 정신질환자의 수를 추정한 결과, 전체 인구의 2.7%인 약 1백27만9천973명으로 보고 있다. 이 중 14%의 중증 만성정신질환자의 수는 17만5천143명으로 추정되고 있고, 정신요양시설에 1만6천30명, 부랑인시설에 7천856명의 정신장애인이 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무허가 기도원 등에도 5천여명의 정신장애인이 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전 인구의 약 0.44%에 해당하는 20만3천939명이 정신장애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2004년 9월 말 현재 장애인 등록현황을 살펴보면, 정신장애인의 등록 수는 5만2천437명으로 추정치보다 매우 낮다.

김 소장은 "정신장애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왜곡된 편견은 정신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가혹한 고통을 주고 있다"며 "정신보건법이 이러한 문제를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현재의 법체제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는 정신장애인의 보건과 복지지원을 담은 특별법 제·개정 운동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논의들이 정신장애인의 사회통합력을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정신보건법 개정을 통한 정신장애인의 인권확보 방안으로 △'정신장애인정신보건 및 정신장애인복지에 관한 법률'로의 개정 △정신장애인 관련 시설에서 입·퇴원 상의 인권침해 방지 방안 △정신장애인 관련 시설에서의 인권침해 방지 방안 △정신장애인 범주 확대 방안 △성년후견인 제도 도입 등을 내놓았다.

중앙대 현명호 교수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현명호 중앙대 교수(심리학)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법이나 제도적인 부분 미흡 △시설측면에서 일부 치료보다는 수용을 우선으로 하면서 환자를 비인간적으로 대하거나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하지 않는 경우 △가족의 경우 환자를 방치 내지는 유기해 보호자 역할을 하지 않으려는 사례 발견 등 정신질환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 및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는 "정신장애인의 인권 증진을 위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며 △적절한 서비스가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 △충분한 전문인력 확보 △기관 종사자의 인권에 대한 절대적 교육 등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이경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