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장애학생이 학교에서의 반복적인 폭력 방지를 위한 대책으로 특수교육보조인력 배치 등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인권위원회에 지난 13일자로 긴급구제를 요청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6월 23일 서울 송파구 풍납중학교 2학년 2반 교실에서 같은 반 학생 6명이 점심시간에 발달장애 3급의 조 모 학생의 식판에 침을 뱉고, 감금상태에서 주먹과 발길질로 집단으로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조 모 학생은 현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고, 심각한 불안증세를 보여 3주째 학교에도 등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러한 집단 폭행은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조 모 학생은 전에도 같은 반 아이들에게 샤프로 20군데를 찔리는 등의 폭행을 당했다”며 “조 모 학생의 어머니는 여러 차례 학교에 이러한 폭력상황들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 및 재발 방지를 부탁했으나 시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풍납 중학교의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비장애 학생들로부터 당한 폭력사건은 이번 사례뿐만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불과 한 달 전에도 발달장애 2급의 최 모 학생 역시 같은 학교 아이들에게 교문 앞에서 폭행을 당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고 학교에 가는 것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으로 한 달간 등교를 하지 못했다고 연구소는 주장했다.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차법) 제32조에서는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학교, 시설,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집단따돌림을 가하거나 모욕감을 주거나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에 대한 괴롭힘 등을 근절하기 위한 인식개선 및 괴롭힘 등 방지 교육을 실시하고 적절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장애 학생에 대한 괴롭힘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학교 측에서는 조 모 학생 어머니의 문제제기에 대해서 “아이들끼리의 일인데 뭐 그렇게 문제를 확대시키느냐. 학교에서 적절하게 조치하겠다”는 말로 일축했다는 것.

특히 가해학생들에게 “왜 자꾸 조 모 학생을 때리느냐?”고 묻자 “자기들과는 좀 다르고 만만하다”고 답변했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결국 조 모 학생의 어머니는 가해학생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조 모 학생의 어머니는 폭력 상황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점심시간 등의 일상생활을 지원해줄 특수교육보조인력을 배치해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으나 학교 측에서는 이해 할 수 없는 예산 등을 핑계 대며 계속해서 정확한 답변을 해주지 않은 상태에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차법 제14조에서는 장애인 및 장애인 관련자가 필요로 하는 경우 교육보조인력의 배치 등 교육책임자의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연구소측은 조 모 학생이 하루라도 빨리 학교생활에 복귀해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특수교육보조인력의 배치 등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인권위의 조치를 바라며 긴급구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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