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시설의 인가 유예기간이 내년 7월까지인 가운데 가톨릭 사회복지시설 중 다수가 미신고 시설로 운영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는 정부의 미신고복지시설 정책에 따른 가톨릭교회의 입장과 정책 제안이라는 주제로 사회복지정책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대구가톨릭대 이재모 교수(사회복지학)는 사회복지 민간부문에서 교회 사회복지활동의 역할과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통해 현재 미신고시설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2004년 4월 보건복지부 전국 미신고복지시설의 현황을 보면, 현재 전국에 1천96개소의 미신고 시설에 총 2만245명이 생활을 하고 있고, 시설종류별로는 노인시설이 499개소(45.5%)로 가장 많고, 장애인시설 392개소(35.7%), 아동시설 131개소(12.0%) 순으로 나타났다.

시설 규모로는 10인 미만 시설이 387개소(28.3%), 10인 이상 30인 미만시설 533개소(48.6%), 30인 이상 시설 176개소(16.1%)로 집계됐으며, 지역적으로는 서울 126개소(11.5%), 경기 366개소(33.4%)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시설 현황을 바탕으로 △미신고복지시설의 증가 △수도권 집중 △노인시설의 높은 분포도 △10인 또는 30인 이하의 소규모시설 집중 △미신고복지시설 운영의 종교적 배경 등의 특징을 도출해냈다.

그는 미신고 시설 발생의 근본적 문제와 책임은 국가에 있다면서 하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그 책임을 방치하고서 강제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고 민간의 파트너로 돌아와 서로 지혜를 모아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숭실대 정무성 교수(사회복지학)는 2005년 7월까지 신고시설로 전환하지 않는 시설에 대해서 폐쇄조치를 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신고시설로 전환되지 못하는 시설의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야기되고 있음을 간과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대안 없이 모든 미신고 시설을 폐쇄하겠다는 시도는 상당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는 지역사회내 소규모 시설의 양성화와 운영비 해결방안 마련, 인력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의 문제 해결, 시설 운영과 프로그램에 관한 지원, 소규모 시설의 협의체 구성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주교부산교구 김명선 사회사무국장은 미신고시설 정책에 관한 의견이라는 토론문을 통해 가톨릭의 경우 미신고시설의 59.1%가 신고시설로의 전향의사가 있으나 전향의사가 없는 경우도 19.7%나 된다며 그 이유는 행정 지도감독에 대한 부담이 크고 신고기준의 불합리성, 신고시 정부지원 불충분 등이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일 강제 폐쇄하겠다는 다소 엄포성의 조치에 따라 신고시설로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내실보다는 신고만을 위한 신고로써 겉만 포장하는게 무슨 의미냐고 반문했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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