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병철 인권위원장 내정자는 스스로 위원장으로서의 적절성을 판단, 자진사퇴하라.”

‘국가인권위원회 독립성 수호를 위한 법학교수 모임(이하 법학교수모임)’, ‘인권단체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등 교수 및 인권단체로 구성된 ‘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지난 17일 인권위 앞에서 MB정부의 인권위원장 날치기 임명을 규탄하고 현병철(한양사이버대 학장) 위원장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태욱(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학교수모임 총무위원장은 “청와대는 국가인권위 위원장 임명을 일개 행정부처 임명으로 착각하고 있다”며 “인권위원장은 인권에 대한 전문성 및 인권지향성을 갖춘 인물로서 인권위의 독립성을 수호할 의지가 확고해야 하며 청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30일이라는 임명기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급히 검증되지도 않은 인물을 임명하는 것은 ‘졸속’ 임명”이라며 “현 학장을 검증할 수 있는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국민과 시민사회의 합의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석회의 배여진 활동가는 “현학장은 민법을 전공한 교수로 인권에 대해선 연구 논문 한 편 발표한 적 없는 문외한”이라며 “현 학장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권위원장하면서 (인권에 대해) 배우겠다고 밝혔지만 위원장직은 배우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인권을 꼭 현장에서 배울 필요가 있느냐”는 현 교수의 발언에 대해 “현장에서 아프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과 하나가 돼 보지 않고 어떻게 그 사람들을 대변하고 책임질 수 있겠느냐”면서 “인권에 대해 배우려면 인권현장부터 나오라”고 강조했다.

배 활동가는 “인권위원장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댈 언덕이 돼 주어야 하며 때로는 정부와 맞서기도 하는 등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며 “현  학장이 위원장으로서의 적절성을 스스로 판단, 물러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법에서 위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한 것은 국민의 대표로서 인권위에 맞는 적임자를 발굴, 임명하라는 뜻이지 아무나 앉혀놓으라는 뜻은 아니다”며 “MB정부의 날치기임명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 16일 공석인 인권위원장에 현 학장을 내정하고 다음날인 17일 오전 현 내정자의 임명식에 이어 오후에는 인권위에서 취임식을 치르기로 했었다.

그러나 임명식 및 취임식이 20일로 연기됨에 따라 공동행동은 이 날 또다시 취임식 저지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지난 3월5일 김재균 의원이 발의한 ‘인권위원장 임명 시 국회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의 국가인권위원회법 일부 개정안은 소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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