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21일 시각장애인에 대해 대리인 동석 없으면 대출 불가한다는 은행 측의 차별행위를 시정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시각장애인 유모 씨가 “H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갔는데 시각장애인은 대리인의 동석 없이는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했다”면서 “H은행과 거래한 지 20년이 돼 가고 통장에 있는 돈을 담보로 해 대출 받는데 왜 안 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며 연구소에 상담을 의뢰했다.

이와 관련 H은행 측은 “은행내부의 업무편람에 의하면 자필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반드시 대리인이 있어야 하고, 이것은 시각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가 시각장애인 대출실태를 조사한 결과, 다수의 은행에서 H은행과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차법)’은 제15조 ‘재화ㆍ용역 등의 제공에 있어서의 차별금지’ 및 제17조 ‘금융상품 및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의 차별금지’를 통해 금전대출에 있어서의 차별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연구소는 “은행 측은 자필의 어려움을 보전하기 위한 새로운 장비 및 방식을 도입하는 등 대안을 모색하기 보다는 ‘보호’라는 면피 아래 자필이 안 되고 대리인도 없으면 대출도 불가라는 원칙만을 내세우며 시각장애인을 차별하고 있다”며 “장차법을 위반한 명백한 차별행위”라고 밝혔다.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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