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들이 16일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5월 3일 노동부에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한 이들은 9일 서울지방노동청으로부터 설립신고서 보완을 요구받았다.

그러나 노동부는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의 모든 조합원의 세부적인 신원정보를 요구했다. 이는 보통의 노조설립과 다른 차별적인 내용의 신고형식이라는 것.

16일 이주노동자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사찰과 위원장 연행을 자행한 서울시출입국관리소에 대한 규탄을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아노아르 위원장은 14일 오전 1시경 노조 회의를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가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역 출입구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출입국관리소 직원 30여명에 의해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아노아르 위원장은 머리와 팔, 다리 등을 다쳤으며, 곧바로 청주외국인보호소로 옮겨져 구금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중지와 함께 위원장 즉각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노조 위원장의 연행과 노조에 대한 사찰을 통해 노리는 것이 노조의 와해라면 실패할 것"이라면서 "이주노동자들은 이미 오랜 투쟁을 통해 노예로서의 삶을 거부하고 인간이기를 선언했다. 이것은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발전"이라며 지속적인 투쟁을 강조했다.

이들은 △이주노조 아노아르 위원장 석방 요구 및 19일 목동 출입국관리소 규탄투쟁 전개 △이주노조 탄압과 위원장 표적 연행에 항의하는 법무부장관 면담 투쟁 △ILO제소, UN인권위 등 국내외의 법적, 제도적 대응 투쟁 △국제적 연대 통한 반인권적 노동탄압에 대한 국제적 압력 조직 △노동, 인권, 시민 단체들과 함께 공동대응전선 구축 △이주노동자, 한국노동자 민중 조직한 집회 등 대중적 투쟁을 강화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외국인노동자협의회 관계자는 "노동의 댓가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가 스스로의 권리 보장을 위해 노조를 설립하는데 한국사회가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제야 말로 이주노동자들이 힘을 하나로 모으고 사회가 이들을 다시금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언제까지 야만적인 방식으로 인간을 탄압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지 가슴이 아프다"며 "외국 인력을 필요에 의해서 불러 들여놓고 불법으로 규제해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노조결성과 표적수사 등 비겁한 정부의 작태에 분노한다"면서 "이 땅의 노동자들에 떳떳한 인권을 누리며 살수 있는 그날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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