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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탈북민-실향민의 복지에 앞장서고 있는 ‘ebts’ 협동조합이승원 이사장, 사회적 취약계층의 일자리 제공은 물론, 친목 도모와 봉사 실천
박찬균 | 승인 2021.10.14 13:31
지난달 19일 인천 소래 시장의 한 음식점에서 ebts협동조합의 주선으로 평안도 순천 지역을 연고로 마주한 두 어르신의 만남이 있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승원 이사장.

추석을 며칠 앞둔 지난달 19일 오후 인천 소래 시장의 한 음식점에서 작지만 아주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북에서 남으로 넘어왔다는 공통점과 함께 평안도 순천 지역을 연고로 마주한 두 어르신의 만남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분은 1951년 1·4후퇴 때 고향을 등지고 월남하신 실향민이고, 다른 한 분은 2000년 중반 북한에서 남쪽으로 온 탈북민 어르신이셨다. 두 분은 친척도 아니고 친구나 동창도 아닌 단순히 북한의 한 지역을 연고로 만나게 된 같은 북쪽 출신이라는 공통점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 분은 70년이란 세월 속에 녹아있는 단절된 고향 소식을 주고받는 기쁨은 마치, TV에서 봤던 남북 이산가족의 상봉과도 전혀 뒤지지 않는 반가움이 있었다. 두 분의 만남은 비록 짧은 시간으로 마무리가 됐지만, 추후에도 지속적인 만남을 기약하며 기쁜 마음으로 헤어지질 수 있었다.

이날의 만남은 새터민은 물론 고령 취업자들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예비)사회적기업인 이비티에스 협동조합(이사장 이승원)과 탈북민들끼리의 친목 도모와 봉사를 실천하는 단체인 통일한울회(회장 임예진) 주관으로 이루어졌다.

이날 작은 행사를 주최한 이승원 이사장과 박주연 총무는 “비록 오늘 행사는 작았지만, 현재 남쪽에 500만 명 이상의 실향민 1세는 물론 실향민 2, 3세들과 3만5,000여 새터민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북한이 고향인 북측 사람이라는 공감대로, 하나 되게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램에 이번 행사를 주선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실향민 2세고 박 총무는 탈북민이기도하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생활하는 탈북민들은 90년도 이전에는 귀순자라 불리다가 탈북자로 불린 후 다시 새로운 터전으로 온 사람들이란 뜻의 새터민으로 불리다가 거부감으로 사라져 지금은 서류상은 법률적인 용어인 “북한이탈주민”, 탈북민들 간에는 북향민, 남쪽 사람들은 탈북민이란 용어로 불리고 있다.

이처럼 잦은 호칭의 변화에서 보듯 이미 우리 사회 구성원의 일부가 된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로의 정착에는 너무도 많은 애환이 있었다.

또한, 우리 정부는 탈북민들을 위한 지원제도를 통일부를 중심으로 남북하나재단, 하나센터 등은 물론 기타 작은 여러 개별 기관에서도 지원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탈북민들의 현실은 남쪽 사람들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 임금과 짧은 근속연수는 물론 직종은 단순노무직과 일용직 비율이 훨씬 높다는 것이 각종 자료에서 나타나고 있다.

탈북민들은 남쪽의 경제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꿈에 부푼 채 목숨을 걸고 탈북을 했지만 정작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도태되고 또한 방치되고 있는 것이 많은 탈북민들이 처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탈북민의 가슴속에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자신들은 죽을 때까지 대한민국의 3등 국민이라는 의식과 함께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로부터 차별과 편견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며, 결국 실패한 한국의 생활을 포기하고 제3국으로 또다시 “탈(脫) 코리아”를 하거나 심지어는 재입북까지 실행하는 사람들까지 이미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탈북민들에 대한 우리 사회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정부의 정착지원금으로 “돈만 쥐어주면 그만” 식의, 관리 부재란 책임에 대한 최소한의 면피성 정책이 아니라,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그들이 북한에서 해온 유사한 일을 남쪽에서도 계속 영유하며 안정적인 일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사회편입을 실현해야 한다.

탈북민들을 “먼저 온 통일”이라고 하듯이, 현재 3만 5000여 명으로 아직은 소수인 이들에 대한 사회 정착화의 실패는 곧 닥칠 통일한국에서의 3000만 북녘 동포와의 경제통합에 대한 실패 대재앙의 우려를 낳고 있다.

따라서, 이들 탈북민의 안정적인 정착은 통일부나 행안부 같은 정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기존 남쪽의 일반인들 모두 하나 된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들을 위한 현 정부의 정착 보호 정책에는 기간의 다함이 있고 예산에도 제한이 명확하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 정책을 보완하고 확대하려 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그들의 자립과 융화에 도움이 되기보다 지금처럼 진행되는 비현실적인 행정력의 또 다른 추가적 낭비 수요 만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그들은 갑자기 남쪽에 아무 연고도 없이 입국한 후 그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자리는 사무직이나 안정적인 정규직보다 일용직 또는 현장직 일자리로, 그곳에서 일하게 되는 탈북민들은 상대적으로 거친 기존 현장 직원들의 상스러운 언행에 가감 없이 노출하게 되며, “남쪽 사람들은 탈북민들을 무시한다”라는 자신들의 고정관념이 탈북민들에게 더욱 크게 자존심을 상하게 해 결국 일자리를 떠나게 하고 있다.

이처럼,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가장 적응하기 힘든 이유는 서울대의 통일평화연구원의 자료에서 1, 3위가 문화적 차이와 심리적 외로움으로 나타났듯, 이들의 정착지원은 단기의 경제적인 정량적 지원중심에서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정성적 지원방식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이에 탈북민들을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온정으로 대하고 우리 사회로의 적응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며 그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는 집단이 있다. 그들은 북녘땅이 같은 고향인 500만의 실향민들이다.

탈북민들은 탈북의 동기나 배경이 모두 다르고, 그 과정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고초를 겪은 트라우마로 인해 피해의식과 심리적, 육체적인 스트레스가 가득하기에 그들에게 사랑으로 치유와 정착을 마음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은 공공의 공직자들이 아닌 그들과 같은 처지를 이미 겪은 바 있는 같은 북향민인 실향민들이다.

선입견과 편견은 상호적이며 선택적이다. 동향의 실향민들은 탈북민들에게는 큰 어른이며 부모님 또는 삼촌뻘의 우리 사회의 대선배들이다. 아직도 권위적인 가부장제가 남쪽보다 훨씬 더 많이 남아있는 북한에서 생활해온 탈북민들에게 실향민들의 가르침은 이전의 직장에서 아무 연고도 없는 기존의 남쪽 직장 동료들한테서 듣던 지시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반감이 없이 정과 감사함으로까지 받아들여질 것이다.

다행히 이화여대의 조형 교수의 조사에 의하면 실향민 중 73% 이상이 우리 사회의 중, 상류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그들의 2, 3세들도 누가 고향을 물어보면 “남쪽의 어디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 고향은 이북의 어디입니다”라고 자신이 실향민 2세임을 자신 있고 분명하게 밝히며, 정·재계에 있어서도 막강한 인사들이 수두룩할 정도로 실향민들의 남쪽 정착은 성공적이다.

이들이 탈북민들과 북향민이란 공감대로 남쪽 사회로의 정착에 후견인 또는 마니토(Manito) 게임의 마니토처럼 나서준다면 탈북민의 우리 사회로의 정착은 이전의 정부 주도의 형식적인 정착 프로그램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긍정적인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탈북민들은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며, 받아들이는 주체도 결국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다. 즉, 이들의 안정이 곧 우리 사회의 안정이고 이들을 안정시키는 것이 진정한 통일로 가는 대업의 한 중요한 과정이다.

현재 실향민 1세대들은 이미 상당수 이미 세상을 떠났고, 나머지 분들도 곧 시대의 뒤안길로 들어설 예정이지만, 정부에서 실시하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전체 실향민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원만 만남이 성사됐기에 대부분의 실향민 어르신들은 이젠 돌아가시기 전에 고향 소식이라도 듣기를 소원한다.

그러나 탈북민들만큼 실향민들에게 최신의 고향 소식을 전해 줄 사람들이 없기에, 실향민에게는 고향 소식을 전해주고 탈북민들에게는 성공적인 사회 정착지원을 해주면 서로에게 Win & Win이라는 좋은 일이 될 것이며 그 효과도 실적을 위해 인위적으로 끼워 맞춘 정착 프로그램보다 훨씬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실향민들과 탈북민들 간의 고향 소식 전하기 만남은 보다 활성화해 하나 된 북향민 간의 만남으로 성장시켜, 민간이 주도하는 자발적인 탈북민의 새로운 우리 사회 정착 프로그램으로까지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승원 이사장은 앞으로 이러한 역할을 하게 될 단체(가칭 ‘북향마당’)를 만들어 실향민과 탈북민들의 향수를 달래주고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는 기능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그동안 실향민과 탈북민을 위해 활동하면서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게 됐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될 단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왔던 만큼 단체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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